한국 정부, 이희호 여사 방북 관련 실무접촉 승인

지난 2011년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운데)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오른쪽)이 북한 입국 준비를 하고 있다.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평양 방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간 실무접촉이 내일 (30일) 개성에서 열립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관련 협의를 위한 남북 간 사전접촉을 승인했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입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지난 6월 25일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이희호 여사 방북 관련 협의를 위한 6월30일 방북을 신청하였으며, 방북 시기, 방북단의 규모 등에 대한 세부 협의가 필요한 바, 우리 정부는 금일 오전에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를 포함한 총 5 명의 방북을 승인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30일 하루 동안 개성에서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위한 남북 간 실무접촉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실무접촉에는 한국 측에선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을 비롯한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5 명이, 북측에선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역시 5 명이 참석합니다.

실무접촉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8월 15일 광복절 이전에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성사될 것으로 보입니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이희호 여사와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도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한국 정부의 메시지가 전달될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이뤄진 방북인 만큼 김정은 제1위원장과 이희호 여사와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한이 여전히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과 이 여사의 면담이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북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희호 여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문 당시 평양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방북과 관련해 이희호 여사는 29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방북을 계기로 남북 경색 국면이 완화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예전에는 남북이 6·15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금강산 관광으로 서로 만날 수 있었는데 현 정부도 그렇게 다시 할 수 있도록 준비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어린이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어 재작년부터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모자를 만들었다며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을 때 북한에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다행히 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황교안 국무총리는 방북 실무협의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 바라고 협의가 이뤄지면 한국 정부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지난해 11월 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 여사 앞으로 보낸 친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당시 조화를 보낸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평양 방문을 초청해 추진돼 왔습니다.

당시 남북 양측은 육로 방북과 백화원초대소 투숙,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면담 등 세부 일정에 합의했습니다.

이후 김대중평화센터 측이 5월 말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성사되지 못하다 최근 개성에서 만나자는 김대중평화센터 측의 제안에 호응해 왔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 여사의 방북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온 북한이 최근 호응해 온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태도로 실무접촉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