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늘 (2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두 정상은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가 제대로 이행돼 남북 간 협력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S. Korea, China Vow to Denuclearize Korean Peninsula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최근 북한의 도발과 북 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두 나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발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았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여섯 번째입니다.
두 정상은 예정된 시간을 10여 분 넘긴 30여 분 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곧바로 1시간 가량 특별오찬을 함께 하면서 동북아 정세와 양국 현안 등을 깊이 있게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은 9.19 공동성명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이 충실하게 이행돼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국 청와대가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이 향후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해선 안 된다는 공통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두 정상은 또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최근 타결된 이란 핵 협상처럼 의미 있는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한 때 고조됐다가 남북한이 대화로 문제를 푼 것을 평가하고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가 구체적으로 이행돼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협력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가속화되기를 희망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북한의 DMZ 도발 사태는 언제라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한반도 안보 현실을 보여줬고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중 양국 간의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 통일이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한-중-일 세 나라 협력체제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 안정과 번영을 위한 중요한 협력 틀로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를 포함해 서로 편리한 시기에 한국에서 3국 정상회의를 열자는 데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또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에 주목하고 상호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과의 협력으로 현재 한-중 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관계로 발전했다며 두 나라는 정치와 경제, 무역 등 다방면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민간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3일 개최되는 전승절 기념행사의 의미에 대해서도 나름의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시 주석과 여러 번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이번 회담은 종전 70년, 그리고 한국에게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을 맞는 역사적 해에 개최되는 만큼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세기 양국이 함께 겪은 환난지교의 역사가 오늘날 두 나라의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 데도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중국 정부를 대표해 박 대통령을 환영하고 감사한다며 한-중 양국은 제국주의의 침략과 강점에 맞서 싸웠고 마침내 두 민족은 목숨 걸고 싸워 해방을 이뤄냈다고 화답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