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8.25 남북 고위급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다음달 노동당 창건일에 즈음해 장거리 미사일을 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음달까지 연이어 예정된 관련국 정상들 간 회담을 북 핵 문제 진전에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양측이 긴장 완화를 위한 이른바 ‘8.25 합의’를 이뤘지만 북한은 여전히 장거리 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10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있은 윤 장관의 답변 내용입니다.
[녹취: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 “김정은 정권의 불확실성 및 불가측성에 비춰볼 때 8.25 남북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다음달 당 창건 기념일에 즈음하여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우리 정부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윤 장관은 또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미-한 동맹을 기반으로 우방들과 긴밀한 대응태세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8.25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 추가 도발을 감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국제여론을 만드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별도로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현황 보고자료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할 경우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양자 차원과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의 대응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 핵 문제에 대해 외교부는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자는 비핵화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국정감사 답변 내용입니다.
[녹취: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북한이 지금 미국 뿐아니라 가장 가까운 나라라고 할 수 있었던 중국과도 핵 문제에 대해선 일체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외교부는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의 선택지를 좁혀 나가는 동시에 핵 개발을 포기할 때 북한이 얻을 구체적 혜택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하반기 주요 외교일정을 활용해 북 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이달 말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한-일 외교장관 회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이달 하순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그리고 다음달 16일엔 미-한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외교부는 연이은 회담들을 균형 잡힌 대북 메시지를 보내는데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외교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에 대해 어렵게 내린 전략적 결단이었다며 일각의 우려가 이해와 공감으로 바뀌었다고 자평했습니다.
또 전승절 전후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국이 중국에 기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했다며 다음달 미-한 정상회담이 동맹 발전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되도록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