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 (25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기존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문 기사 보기] Agenda for Obama, Xi to Include N. Korea's Threats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5일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사이버안보, 경제, 기후변화 등 다양한 현안에 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북한 문제는 핵심 의제는 아니지만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미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1일 조지 워싱턴대학 연설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북한 정권이 핵무기 보유와 경제발전 가운데 선택을 더 명확히 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라이스 보좌관] “This week’s meeting between Presidents Obama and Xi will be another opportunity to discuss how we can sharpen Pyongyang’s choices between having nuclear weapons and developing economically…”
미 전문가들은 북한과 관련해 두 정상이 새로운 조치 보다는 기존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는 경고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은 ‘VOA’에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의미 있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가 공동성명에 나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정권을 위협하기 보다는 “포괄적이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공약을 준수하라”는 기존의 원칙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대학 한국학연구소 부소장도 두 정상이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한다는 원칙을 되풀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지만 공동성명에 새롭거나 강력한 조치가 나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역사적, 정치적, 전략적 배경과 북한에 대한 미-중 공조 차원에서 볼 때 기존 원칙을 강조하는 수준이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반도 위기 조성이나 불안정한 사태 발전을 꺼리기 때문에 강력한 압박 의지가 적다고 지적합니다. 중국은 이 때문에 북한에 도발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도 국제사회가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동시에 강조해 왔습니다.
실제로 과거 미-중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정부의 병진 노선이 성공할 수 없다”며 공개적 압박을 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유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강조하며 자극적인 발언을 삼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북-중 관계가 과거보다 냉랭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 정부는 북한의 정책 전환과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위협이나 새로운 (압박)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 (CIA)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중국 정부가 6자회담의 전제 조건 없는 복귀를 거듭 촉구하면서도 “북한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직접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누지 대표 등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맥락에서 북한 정부가 다음달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추가 도발을 해도 중국이 제재 등 새롭고 강한 조치에 동참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들은 유엔 안보리가 추가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중국이 동참할 수 있지만 북한에 위기를 조성하는 강력한 제재에는 동참할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