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대·김책공대 조만간 인터넷 허용"

지난 2012년 9월 북한 평양 김책공대 학생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평양과학기술대학에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인터넷 이용을 조만간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다른 주요대학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선진국 수준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회의 참석차 서울에 머물고 있는 북한 평양과학기술대학의 박찬모 명예총장은 북한 당국이 조만간 김일성대와 김책 공대에 인터넷 사용을 허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시민권자로, 평양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는 박 명예총장은 15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평양과기대에서만 실험적으로 허용했던 인터넷 사용 결과를 북한 당국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박찬모 평양과기대 명예총장] “벌써 내가 금년 봄에 김일성대학의 대외사업부장 얘기를 들으니까 자기들이 바로 한다고 했는데요, 지금 준비는 다 돼 있어요”

평양과기대는 남북한이 지난 2009년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대학으로 외국 교수진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인터넷은 국내용 인트라넷과 북한 밖으로 연결되는 해외 인터넷망이 이중으로 운영되고 있고 보통 사람의 해외 인터넷 사용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명예총장은 이와 함께 최근 서울에서 열린 ‘2015 남북 방송통신 국제콘퍼런스’에 발제자로 나서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 수준이 선진국과 비슷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명예총장은 북한은 어려서부터 한국의 1.5∼2배의 수학교육에 치중하고 있다며 소학교 3학년부터 컴퓨터 교육, 특히 영재학교 인재 양성프로그램이 매우 우수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컴퓨터 수재반이 설치된 평양 금성제1고등중학교의 연간 컴퓨터 교육시간은 총 1천660시간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박 명예총장은 북한 당국이 과학 수재들이 모여 있는 제1고등중학교 학생들에겐 군 복무를 면제시켜주는 등의 혜택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1990년부터 매년 전국 프로그램 경연과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 때도 행사를 거른 적이 없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주요 대학과 과학기술 보급기지에는 원격교육 체계가 구축됐고 김책공대와 김일성대학에는 전자도서관이 들어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 정보기술 기기 환경과 관련해선 소학교 학생들도 가지고 다닐 정도로 판형컴퓨터 즉 태블릿PC가 급속히 퍼지고 있지만 하드웨어 분야는 열악한 경제사정 등 제약조건들 때문에 선진국보다 크게 낙후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