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비행금지구역’ 촉구 목소리...'약보다 대면치료, 정신병 완화'

지난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러시아 공습이 있은 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일부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러시아의 개입으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는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오하이오 주가 사형 집행을 오는 2017년까지 연기했다는 소식입니다. 약을 줄이고 대면 치료를 늘리는 등 다른 치료 방법을 병행하면 정신병 증상이 완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인데요.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온 후보 가운데 몇몇이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나갈 공화당 주자를 뽑는 경선에 나온 후보 가운데 일부가 시리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지난주 미국 MSNBC 방송에 나온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말에서 잘 볼 수 있는데요. 크리스티 주지사는 이 방송과의 회견에서 시리아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해 현재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러시아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린지 그레이엄 후보나 젭 부시 후보 등도 언론 회견에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서 시리아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비행금지구역이란 게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기자) 비행금지구역이라면 말 그대로 비행기가 일절 지나다닐 수 없는 구역을 말합니다. 이건 보통 어떤 지역의 안전을 지키려고 설치하는데요. 시리아 같은 분쟁 지역에서는 군용기가 특정 지역을 공격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분쟁 지역에서 과거에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 적이 있었죠? 지난 1990년대에 이라크, 그리고 2011년에 내전이 벌어졌던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이 들어선 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시리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만들어서 정부군 쪽 군용기가 반군을 공격하는 것을 막겠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대개 3가지 목표를 내세웁니다. 먼저 난민 발생을 막는다. 다음 정부군 전폭기가 살상력이 큰 폭탄을 민간인 거주 지역에 떨어뜨리는 것을 막고, 또 시리아 반군을 보호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 러시아 공군이 시리아에 들어가서 반군과 ISIL 목표물을 공습하고 있는데, 그럼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만들면 러시아 공군기도 대상이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아무래도 그렇겠죠? 크리스티 주지사는 방송 회견에서 러시아 전폭기가 비행금지구역에 들어오면 격추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요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뿐만 아니라 시리아 사태에 개입해서 서방세계의 반발이 심한데, 그렇다면 아무래도 러시아에 강하게 대응하기를 원하는 공화당 쪽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치를 지지하는 여론이 강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경선 후보 중에서는 크리스트 주지사 외에도 대략 6명이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걸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미국 폭스뉴스가 이번 달에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공화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가운데 75%가 지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오바마 대통령보다 우위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걸 보면은 공화당 쪽에서는 비행금지구역 같은 강수를 써서 러시아에 대응하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행자) 요즘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후보 중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트럼프 후보는 이와 관련해서 어떤 말을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확실하게 말하지 않고 한발 뒤로 물러나서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저항하는 반군을 지원한다는 전략에 의문을 제기했고요. 러시아가 ISIL 격퇴 작전에 참여하는 걸 환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공화당 쪽에서는 랜드 폴 후보가 유일하게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 쪽 대선 주자들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지지하는데요.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 러시아를 협상장으로 이끄는 방안이 뭔지 확인하기 위해서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반면에 마틴 오말리 후보와 버니 샌더스 후보는 반대하는데요. 오말리 후보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요. 샌더스 후보는 이 조처로 미국이 시리아 내전에 점점 더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짐 웹 전 버지니아 상원 의원은 지난 TV 토론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확실하게 밝히지 않았는데요. 참고로 웹 후보는 화요일(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경선에서 사퇴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웹 전 상원 의원은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는 안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주장은 사실 백악관의 뜻과는 어긋나는 거죠?

기자) 물론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만드는 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미리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역시 아까도 말했지만, 러시아 공군 때문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시리아에 비행금지 구역을 만들면 시리아에서 작전을 벌이는 러시아 공군기와 부닥쳐야 하는데, 아무리 세계에서 가장 강한 공군을 가진 미국이라도 이건 피하고 싶은 현실일 겁니다. 이런 가운데 화요일(20일)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상공에서 두 나라 군용기가 충돌을 피하고 비상시에 서로 도움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안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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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국 오하이오 주가 사형 집행을 2017년까지 미뤘다는 소식이 들어왔네요?

기자) 네. 오하이오 주 갱생-교정부가 월요일(19일) 성명을 냈는데요. 지난해부터 중단된 사형 집행을 내년에 재개하지 않고 최소한 2017년까지 미룬다고 발표했습니다. 오하이오 주는 2016년에 모두 11명을 처형할 참이었는데요. 이번 조처로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이 오는 2017년과 2019년 사이로 미뤄졌습니다.

진행자) 사형 집행 계획이 다시 조정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오하이오 주는 성명에서 사형 집행에 필요한 약물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일정을 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까 오하이오 주에서 지난해부터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이유도 그럼 약물과 관계가 있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1월에 사형수 하나를 약물 주사로 처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데요. 보통 이 과정이 10분에서 15분이 걸리는데, 당시 이 사형수가 집행 과정에서 20분 이상 고생하다가 죽었습니다. 이 사형수는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숨을 몰아쉬고 주먹을 꽉 쥐는 등 고통을 호소했는데요. 이 일이 있었던 뒤에 오하이오 주가 사형집행을 지금까지 중단한 겁니다. 오하이오 주는 원래 2016년부터 새로운 약을 써서 사형을 집행하려고 했는데요. 하지만 새로운 약도 아직 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많은 주가 사형집행에 약물 주사 방식을 쓰는데 이 방식을 두고 사실 최근에 말이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교수형이나 전기의자 방식, 그리고 총살형보다 이 약물 처형 방식이 고통이 덜하다고 해서 많은 주가 이 방식을 쓰고 있는데요. 그런데 오하이오 주에서 본 것처럼 약물 처형 과정에서 사형수가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이 약물 주사 방식이 과연 인간적이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실제로 약물 처형 방식에 도전하는 법정 소송도 줄을 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약물 처형에 들어가는 특정 약물이 고통을 주니까 이 약물이 들어가는 사형 집행을 중단시켜 달라는 요구에서부터 사형 집행에 쓰는 약물의 성분을 공개하라는 요구까지 다양한 소송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서 연방 대법원에서 올해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온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특정 약품을 쓰는 약물 처형이 잔인한 형벌을 금지하는 헌법을 어겼다는 소송이었는데, 올해 6월에 연방 대법원이 주 정부 손을 들어주고 이 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오하이오 주를 포함해 많은 주 정부가 약물 처형을 집행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약물 처형을 비판하는 소리가 알려지면서 사형 집행에 필요한 약물을 구하기가 아주 어려워졌답니다. 약물을 만드는 회사가 자신들의 평판을 생각해서 판매를 거부한다든지 아예 약물 생산을 중단하면서 그렇게 됐다는데요. 이런 어려움이 생기자 몇몇 주 정부는 다른 주에서 약물을 얻어오거나 아니면 미국 밖에서 살 곳을 찾는데, 이것도 그렇게 쉽지는 않다고 하는군요. 참고로 이번에 사형 집행을 다시 연기한 오하이오 주는 최선을 다해 약물을 구해서 이번에 조정한 일자에 사형 집행을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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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여러분께서는 지금 ‘미국 뉴스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자,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총을 마구 쏴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종종 나자 미국 연방 의회를 중심으로 정신병 치료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화요일(20일)에 눈길을 끄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20일 학술지 ‘미국 정신의학 저널’에 논문이 하나 실렸습니다. 이 논문은 미 국립 정신건강연구소가 비용을 대고 '호프스트라 노스 쇼어-LIJ 의과대학' 정신과 소속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를 담았는데요. 연구결과, 정신병을 다스리는 약을 적게 먹고 동시에 일대일 대화 치료법이나 가족의 지원을 많이 받은 환자가 증상이 훨씬 좋아진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정신에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병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연구대상이 된 병은 바로 ‘조현병’입니다.

진행자) ‘조현병’이라면 옛날에 남한에서 ‘정신분열증’으로 부르던 병이죠?

기자) 맞습니다. 남한에서는 오랫동안 ‘정신분열증’이란 말을 쓰다가 이게 일본말이라고 해서 요즘엔 ‘조현병’이란 용어를 쓰는데요. 이건 사고의 장애나 감정, 의지, 충동 따위의 이상으로 인한 인격 분열 증상으로 현실과의 접촉을 상실하고 분열병성 황폐를 가져오는 병으로 뜻풀이합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이 조현병 환자가 2백만 명 이상이 있다는데요. 전체 인구에서 1%가 안 되는 비율입니다.

진행자) 이 ‘조현병’ 환자들을 상담 치료도 받지만, 대개 강력한 약을 먹고 증상을 다스리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항정신병 의약품이 부작용이 매우 심각합니다. 가령 약을 먹으면 체중이 불거나 극단적으로 나른해지고요. 또 감정 변화가 심해져서 약을 먹는 환자 가운데 4분의 3은 1년 반 안에 약을 끊는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만일 약을 끊으면 증상이 심해질 텐데, 이번에 약을 줄이고도 증상을 잘 다스릴 수 있다는 방법이 나온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구진이 지난 2009년부터 미 21개 주에 있는 34개 치료소에서 조현병 초기 증상이 나타난 환자 40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두 부류 나눠서 한쪽에는 약만 줬고요. 다른 편에는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했습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냐면 먼저 환자들에게 주는 약을 최대 50%까지 줄입니다. 그러고 나서 세 가지 조처를 추가로 실행하는데요. 먼저 일터나 학교에서 환자들이 뭔가를 결정하는 것을 도왔고요. 또 환자 가족에게 환자의 증상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환자와의 일대일 대화 요법을 통해서 환자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거나 자신의 증상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해놓고 지켜봤더니 약과 다른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들이 더 차도가 있었단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실험을 하고 대략 2년이 지날 무렵부터 복합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상태가 약만 먹은 환자보다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요. 이게 뭐냐면 조현병에는 초기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는 겁니다. 조현병 초기 증상은 대개 청소년기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나타나는데요. 환자들이 이런 복합 치료를 빨리 받으면 받을수록 더 좋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럼 이번 연구결과로 실제 치료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네. 많은 학자가 이번 연구결과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 내 32개 주가 연방 정부 기금을 이용해서 조현병 복합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미 돈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또 지금 연방 의회에 나와 있는 정신건강 개혁법안에도 이번 연구결과가 언급돼 있다고 하니까, 이런 노력을 통해서 이 치료법이 얼마나 많이 보급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집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