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항공모함·F-22 등 미 전략자산 한국 출동...북한 반발

20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F-22 랩터 전투기를 살펴보고 있다.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F-22 스텔스 전투기에 이어 미국의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 호’도 어제 (22일) 한국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같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등장에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한국 군 당국은 기존의 통상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9만7천t 급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가 22일 한국 부산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 해군 창설 70주년과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23일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 정박사열에 참가하기 위한 방문입니다.

관함식에 참가한 뒤에는 한국 해군과 함께 대잠수함, 대공, 대기뢰전 등의 연합훈련을 할 예정입니다.

지난 2003년 취역한 ‘로널드 레이건 호’는 미국이 운용 중인 10 척의 핵추진 항공모함 가운데 두 번째 최신예에 해당합니다.

길이 약 333m, 높이 63m, 폭 78m로 슈퍼호넷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수 십 대를 탑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립니다.

갑판 크기만 축구장의 3 배에 달하며 5천 68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습니다.

또한 2 기의 원자로를 갖추고 있어 한 번 연료를 채우면 20년 동안 운항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의 군사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입니다.

[녹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은 중급 규모 국가의 전체 군사력과 비슷한 능력이고요. 48 대의 슈퍼호넷 전투기, 전자전기 등 70여 대의 각종 항공기가 탑재돼 있는데 이착륙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첨단 항공모함입니다.”

22일 개막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는 미국의 또 다른 전략자산인 F-22 랩터 전투기 두 대가 참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F-22 전투기는 공중 모의전에서 다른 전투기 144 대를 격추시킬 정도로 기동성이 뛰어난데다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적진에 진입해 적 지휘부를 유도미사일이나 정밀 유도폭탄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과거 미-한 연합훈련 당시 F-22 전투기가 한반도 상공에 나타나면 북한이 격렬한 비난 공세를 펼쳤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F-22 전투기 조종사 존 커밍스 소령은 F-22 전투기가 완벽한 비행 조종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존 커밍스 소령 / F-22 조종사] “That F-22 has completely digital flight control system.”

이번에도 북한은 ‘로널드 레이건 호’의 한국 정박 직후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이 또다시 한반도의 안정을 파괴하고 긴장 격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2일 평화협정 체결을 외면하는 미국에 쓰라린 실패와 후회를 안겨줄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이 같은 미국의 행동은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얼마나 시기상조였으며 미국과 북한 사이의 평화협정 체결이 얼마나 급선무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와 관련해 ‘로널드 레이건 호’가 참가하는 미-한 해군의 연합훈련은 통상적 수준의 해상훈련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 “이번 훈련에서 한-미 해군은 대특수전부대 작전, 그리고 대잠전, 대공전, 대기뢰전 등 통상적인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이와 함께 연합방위태세 완비와 연합작전 수행능력 향상, 그리고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주기적 연합훈련을 계속 실시해 왔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로널드 레이건 호’와 F-22 전투기 등 미국 전략자산의 잇따른 한국 방문은 미-한 동맹의 강력한 억제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