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6년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국 선출

한국이 정부 수립 이후 최초로 유엔의 인권 관련 최고 회의체인 유엔 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 의장을 맡게 됐다. 7일 내년도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된 최경림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가 단상으로 나가 요아힘 뤅커 현 의장(독일 대사)과 악수하고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 인권 논의의 중심적 기구인 유엔 인권이사회의 내년도 의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한국은 투표 없이 모든 이사국의 지지를 받아 의장직을 수임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는 7일 오후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 인권이사회 조직회의에서 한국이 내년 인권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최경림 제네바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내년 1월부터 1년 간 의장으로서 유엔 인권이사회의 각종 회의를 운영하는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한국이 인권이사회 의장직에 선출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입니다.

조준혁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8일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한국 외교부] “우리나라의 인권이사회 의장직 수임은 인권 관련 기구에서는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이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및 인권 신장 성과와 지난 10년 동안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을 세 차례나 수임하며 세계 인권 증진에 기여해 온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봅니다.”

총 47개국으로 구성된 인권이사회는 아시아태평양과 아프리카, 중남미, 서구, 동구 등 5개 지역그룹이 1년씩 번갈아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의장국에 선출됐습니다.

이번 선출에서는 특히 양자 협의를 통해 내년에는 한국이 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투표 없이 모든 이사국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에 큰 성과를 거둔 나라로 평가 받고 있다면서 2016년은 인권이사회 설립 10년이 되는 해로 한국의 의장국 활동에 국제사회가 큰 기대를 가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역특별보고관 제도나 인권검토 시스템 등을 통해 인권 증진을 독려하고 인권 침해에 대응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과 관련한 논의도 꾸준히 이뤄져 왔으며 특히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가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탄생했습니다.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회의’ 권은경 팀장은 이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 상황과 그에 따른 반인도범죄 행위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해결 방안을 논의할 수 있었다며 그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녹취: 권은경 팀장/ 북한반인도 범죄 철폐 국제회의] “대화와 포용 정책을 통해서 북한 당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내서 하는 그런 접근에서부터 ICC 국제형사재판소에 재소하는 그런 활동까지 다양한 권고안들을 실행함으로써 북한의 인권 유린, 그리고 반인도범죄를 해결하는 그런 해결의 단계로 가게 되는 그게 가장 큰 의미죠.”

권은경 팀장은 다만 한국이 의장국이 됐다고 해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개인적 의견이나 개별 국가의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오히려 한국이 더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 역시 의장국 선출과 북한인권 논의의 관계에 대해 인권이사회 의장직은 47개 이사국을 대표하는 중립적인 위치로, 논의를 주도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 내년에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 주관 장관급 핵안보국제회의와 원자력공급국그룹, 미사일기술통제체제 등의 의장국을 맡을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