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 후속 당국회담 호응할 것 기대"

남북당국자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이 12일 오후 북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회담 결렬 소식을 브리핑하고 있다.

남북한의 차관급 당국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한국 정부는 북한이 후속회담 제안에 호응해 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확인되면서, 회담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이틀 간 개성공단에서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됐지만 북한이 8.25 합의의 정신을 살려 후속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북한과 열린 자세로 대화함으로써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는 기본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 “북한이 8.25 합의의 정신을 살려서 그 이행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후속회담에 호응해 올 것을 기대합니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당국회담이 결렬되기 직전인 지난 12일 저녁 5차 수석대표 접촉 당시 14일에 추가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북한 측은 한국 측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대변인은 회담이 결렬된 배경에 대해 북한 측이 시종일관 금강산관광 재개를 선결조건으로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는 적십자 회담과 금강산관광 실무회담을 동시에 열자는 제안도 했지만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두 사안을 별개로 보고 있는 한국 정부로선 두 사안을 동시 추진하고 동시 이행하자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제안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관광 실무회담이 열리면 관광객들의 신변안전 보장과 재발 방지 문제 그리고 현대아산 사업자의 재산권 회복 문제 등 북한 측이 협조할 부분이 있고 이를 협조하면 잘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금강산관광이 2008년 한국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거듭 지적한 겁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먼저 합의하자는 경직된 입장을 고수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둘러싼 남북한의 입장 차가 명확하게 드러남으로써 추가 회담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북한이 다시 회담에 나서려면 회담의 격을 한층 높여야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청와대 국가안보실 차장이 직접 나서는 그런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다면 그런 회담엔 북한이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당분간 당국회담 재개는 어려워 보이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으로 나오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비록 당국 간 회담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지만 북한 또한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특히 내년 5월 초 제7차 당 대회까지 국내 정치안정과 한반도 평화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통한 긴장 고조 행위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올해 안에 북한에 당국회담을 추가 제안할지 여부에 대해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당국회담 재개를 서두르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