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15일부터 23일까지 장진호 전투에서 큰 피해를 본 한국 군과 유엔군의 흥남 철수작전은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건입니다. 이에 관한 자료들을 전시하는 ‘1950 흥남, 그 해 겨울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현장음]
딱 이맘 때 겨울입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15일부터 23일까지 미군 제10군단과 국군 제1군단 병력 10만여 명이 10만 명 가까운 북한 주민들과 함께 흥남 항구를 통해 남한으로 탈출했는데요, 이 사건을 흥남 철수라 부릅니다.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에서는 1950년 흥남 철수라는 역사적 사건을 조명함으로서 분단의 비극을 되새기고자 ‘1950 흥남, 그 해 겨울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녹취:현장음]
흥남 철수의 실상에 대해 생생하게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물과 소품들이 전시돼 있고요, 남쪽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이 새로운 터전에서 어떻게 정착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김왕식 관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이번에 새로 저희가 200평 규모의 특별전시실을 마련했고,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피란민들의 생활을 통해서 우리가 대한민국을 어떻게 건설을 해왔는가 하는 것을 조명하려고 합니다 .”
당시 피란민을 데리고 오는데 큰 기여를 했던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의 선원이었던 로버트 러니 씨와 피란민을 메러디스 빅토리 호에 승선하는 데 공을 세운 현봉학 박사의 딸 헬렌 현 씨 등이 소장품을 전시자료로 제공했는데요, 이번 전시는 장진호 전투 등 흥남 철수의 배경을 다룬 '1부 길 위의 전쟁', 철수 과정과 배 안에서 피란민들이 겪은 일을 담은 '2부 그 겨울의 항해', 거제·부산 등에 정착한 피란민들의 고단한 삶을 살펴보는 '3부 우리 안의 흥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관람객들을 만나봤는데요, 관람객 중에는 소설 ‘그레이트 러브’를 쓴 전경애 작가도 있었는데요, ‘그레이트 러브는 2천 명 정원에 1만4천 명을 실어 나른 라루 선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경애 작가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전경애, 작가] “지금은 잊었지만, 한국전쟁 때, 이 장진호 전투 또 흥남 철수 때 많은 사람들이 큰 고생을 했어요. 군인들이나 피란민들이나, 그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또 이제 자유를 찾아서 남쪽으로 피란 오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면 고생은 했지만, 보람이 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훈훈해지죠. 코리아헤럴드 기자를 했어요. 그러니까 이제 영문으로 된 자료가 많이 들어오고, 또 미국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 할아버지들 이야기도 많이 듣고 하니까 참 큰 고생을 하셨더라고요. 잊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것을. 그래서 아, 이 분들의 힘들었던 전쟁 경험에 대해서 좀 써줘야 하겠구나, 한국 사람으로서. 그런 생각으로서 이제 쓰게 됐고, 다시는 이제 이런 일이 되풀이 되면 안되니까, 평화롭게 살자는 그런 뜻에서 쓰게 됐어요. 실감나고 흥남 철수 때 그런 애환, 그런 것들이 잘 표현돼 가지고 더욱 더 우리가 평화를 위해서 살아야 되겠다, 그런 생각이 더 강해지죠.”
[녹취: 현장음]
독일에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전북대학교 진상범 교수도 자리했습니다.
[녹취: 진상범, 전북대 교수] “흥남에서 이런 일이 있었구나. 사람이 이렇게 뭐 2천 명이 들어가는 배에 뭐 1만6천 이상을 실어 나를 수 있었던 것은 인간사랑, 휴머니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화롭게 세계가, 남북한 특히 우리가 좀 되새기는. 전쟁이 좀 다시는 이런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상이 평화롭게 살려면 어떻게 세상을 이끌어 갈까, 그런 고민을 좀 해 봅니다. 이런 흥남의 휴머니즘이 미국인들이 우리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좋게, 나쁘게 여러 가지 견해가 있는데, 또 이게 한국전쟁에 많은 사람을 구했다는 것은 인간 사랑, 휴머니즘이 그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녹취: 현장음]
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전쟁으로 인한 비극과 참상, 피란민들의 자유와 생존 의지를 보여주는 흥남 철수가 얼마나 아프고도 소중한 사건인지, 그리고 흥남으로부터 시작된 항해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으로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왕식,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우리는 이 특별전을 통해서 전쟁의 참상을 기억을 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아울러서 흥남 철수 과정에서 벌어진 자기 희생의 정신, 휴머니즘의 아름다움을 보려고 하고요.”
[녹취: 현장음]
1950년 흥남, 그 해 겨울 특별전은 내년 2월 28일까지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