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북한 핵실험 강력 규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 북한 핵실험 대응방안 논의를 위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수소폭탄 핵실험을 강하게 비난하는 내용의 언론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안보리는 6일 열린 긴급회의에서 이같은 언론보도문을 발표한 데 이어 곧바로 대북 제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6일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는 북한의 수소폭탄 핵실험에 대한 제재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회의는 미국과 일본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1월 안보리 의장국인 우루과이의 엘비오 로셀리 대사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규탄하는 내용의 언론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녹취: 로셀리 대사] "The SC strongly condemned this test..."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 호, 1874 호, 2094 호와 비확산체제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이에 따라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 계속 존재한다는 겁니다.

로셀리 대사는 이어 북한이 또다른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안보리가 추가로 중대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던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로셀리 대사] "In line with gravity of violation..."

로셀리 대사는 이에 따라 안보리가 북한의 이번 핵실험에 대해 새로운 결의안을 통해 그같은 중대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즉각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열린 긴급회의에서는 북한의 동맹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가진 중국의 입장에 특히 관심이 쏠렸습니다. 중국은 과거 북한의 세 차례 핵실험 때마다 안보리의 제재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왕민 유엔주재 차석대사는 회의 시작 전 이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 외교부가 이미 성명을 발표했다"며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수소탄 실험에 이례적으로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다시 핵실험을 진행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화 대변인은 이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핵 확산 방지, 그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수호는 중국의 굳건한 입장이라며,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지켜야 하며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은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해 새로운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중국 측이 이날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실제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도 회의 시작 전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상응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채택한 결의안 2094호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을 할 경우 안보리가 자동으로 개입해 상응하는 조치를 하도록 하는 이른바 `트리거 조항'이 명시돼 있습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긴급회의에 앞서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녹취: 반기문 총장] "The underground nuclear test announced by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on 6 January is deeply troubling…."

반 총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단합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했다며, 이번에도 핵실험에 관한 국제적 규범에 중대하게 위배되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행동은 역내 안보를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고 국제비확산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추가 핵 활동을 중단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반 총장은 관련 당사국들과 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 등 관련 국제기구들과 긴밀히 협력해 사태 진전을 감시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