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금, 대북 말라리아 사업에 880만 달러 지원

말라리아 발병 원인인 모기가 사람의 피부에 앉아있다. (자료사진)

미국 등 주요 8개국 G8이 설립한 국제기구가 미화 880만 달러를 투입해 북한 내 말라리아 퇴치 사업을 진행합니다. 2014년 북한에서 확인된 말라리아 감염자는 1만 535 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 세계기금’은 2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2018년 6월까지 미화 880만 달러를 투입해 북한에서 말라리아 퇴치 사업을 벌인다고 밝혔습니다.

세계기금은 이 사업에 지난 2010년부터 2015년 12월 말까지 총 3천만 달러 ($30,072,031)이상을 지원했다며, 추가 예산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현지에서의 말라리아 퇴치 사업 이행은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가 맡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모기장을 나눠주고 각 가정에 살충체를 뿌리며, 예방약과 치료약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활동입니다.

세계기금 대변인실에 따르면 유니세프는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북한에 71만 2천 개의 살충 처리된 모기장을 지원했습니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북한과 한국에서는 삼일열 말라리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피로감과 함께 체온 상승과 저하가 반복됩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서 2014년 북한에서 확인된 말라리아 감염자는 1만 535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도인 2013년 1만4천407 명에 비해 3천872 명, 약 27% 감소한 것입니다.

북한 내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에서는 1970년대에 말라리아가 없어졌다가 1998년 2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다시 확산됐습니다.

이후 지난 2001년 12만여 명으로 최고치에 달한 뒤 2007년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07년 북한을 ‘말라리아 퇴치 전 단계’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말라리아 퇴치 전 단계’는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실험실과 임상서비스 활동, 보고감시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의 리처드 시벌스키스 연구원은 앞서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말라리아 퇴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모든 말라리아 환자는 물론 감염경로 관리가 확실히 이뤄져야 하지만 북한에서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Global Fund provides ACT 1> [녹취: 리처드 시벌스키스 WHO 세계 말라리아 퇴치 프로그램 연구원] “DPRK stopped doing some of these things it didn’t implement 100 percent across the country…”

북한에서는 말라리아 감염자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리가 100퍼센트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시벌스키스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의 말라리아 퇴치 활동에 진전이 있을 경우 이런 분류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말라리아의 역학적 상황, 사례관리, 감시시스템 상태를 기준으로 국가별 말라리아 관리 단계를 통제 단계, 퇴치 전 단계, 퇴치, 재유입 방지 단계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말라리아 퇴치 단계로 분류됐습니다.

한편 세계기금은 지난 2014년 북한에서 진행된 말라리아 퇴치 사업을 최고 등급인 ‘A1’등급으로 평가했습니다.

세계기금 대변인실은 이 기금이 지원한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는 북한 내 말라리아 퇴치 사업이내용과 재정지출 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둬 이같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기금은 지난 2002년 에이즈와 결핵, 말라리아 등 질병 근절을 위해 미국과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 8개국 G8이 주도해 설립한 국제기구로, 한국 등 전세계 54개국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