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과 뒤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으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사실상 공론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미군 당국자들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이용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어떻게 이뤄져 있습니까?
기자) 적의 탄도미사일 방어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와 속도, 크기, 성능이 다양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응한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는 게 핵심입니다. 탄도미사일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기 때문에 상승과 중간, 종말 단계에서 모두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거죠.
진행자)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려면 상당한 기술이 필요할 텐데요?
기자) 네, 탐지에서 요격까지 매우 정교하고 다양한 방식이 동원됩니다. 미국은 우주와 지상, 해상에서 미사일을 탐지, 추적해 요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요, 이런 과정은 명령과 통제, 전투운영, 원활한 통신망 구축이 필수입니다. 이 때문에 미 전략사령부와 북부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등 다양한 사령부와 관련 기관이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미 미사일방어국은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레이더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공군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와 영국, 그린랜드에 각각 기존의 성능을 개량한 조기경보레이더 (UEWR)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이 레이더는 조기경보 기능과 추적, 목표물을 분석해 데이터를 공군에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또 알래스카에 있는 코브라 데인(COBRA DANE) 레이더와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추적할 뿐아니라 먼 거리의 소형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AN/TPY2 고성능 X밴드 레이더가 핵심 기능을 수행합니다. 여기에 이동은 느리지만 작전능력이 탁월한 대형 석유 시추선 모양의 해상 X 밴드 레이더(SBX), 두 개의 정찰위성을 가동해 탐지하는 우주추적감시 시스템 (STSS), 이지스 전투함에 장착된 SPY-1 레이더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AN/TPY2 X밴드 레이더는 사드 배치와 관련돼 주목을 받았던 레이더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별도 혹은 사드와 함께 가동되는 레이더로 탐지 능력이 탁월합니다. 이 레이더는 전방 전개 (Forward based mode)와 종말단계(terminal mode) 두 종류가 있는데요, 특히 전방 전개 레이더는 조기에 미사일 발사를 탐지해 매우 정밀한 정보를 본부에 제공합니다. 또 복수의 센서가 탐지 영역을 크게 넓혀 전투 공간 확대에 기여할 뿐아니라 교란 능력까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탐지 거리는 1,200 킬로미터에 달하죠. 그래서 AN/TPY2는 미군이 가장 신뢰하는 레이더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탐지 기술과 관련해 계속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지요?
기자) 네, 미사일방어국은 웹사이트에서 신기술이 도입된 여러 장비를 개발 또는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발사 단계에서 포착해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는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요격 후 잔해로 인한 타격 등 2차 피해를 크게 줄일 뿐아니라 다음 단계 미사일 방어에도 탐지 시간을 벌고 정교하게 조율할 여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란 게 미군의 설명입니다. 제임스 시링 미국 미사일 방어국장은 지난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신무기의 하나인 공중발사 레이저(ABL)의 가상 발사 시험 장면을 공개했었습니다. 장거리에서 날아오는 복수의 탄도미사일을 포착해 항공기에서 레이저를 쏴 타격하는 체계입니다. 또 미 당국은 무인기와 우주에 기반을 을 둔 센서 보강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적외선으로 미사일 발사 순간을 바로 포착해 지상 기지에 정보를 보내거나 직접 요격까지 할 수 있는 무인기 글로버 호크가 대표적이죠. 글로벌 호크는 이미 실전배치 됐고 한국과 일본은 구입 계약을 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탐지와 추적 뿐아니라 직접 요격하는 체계 역시 중요한데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 드렸듯이 지상과 해상, 우주 요격 체계가 있습니다. 해상은 이지스 탄도 미사일 방어가 대표적인데요. 이지스 전투함들이 해상에서 순찰하며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해 요격하는 체계입니다. 특히 다른 미사일 방어체계와 정보를 주고 받으며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알라스카 주의 포트 그릴리 기지와 캘리포니아 주의 반덴버그 공군기지, 다른 지상발사 중간단계 미사일 방어체계, 그리고 사드에 화력통제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도 담당합니다.
진행자) 그런 능력을 갖춘 이지스 전투함이 미국에 몇 척이나 됩니까?
기자) 미 해군에 다르면 이지스 무기체계를 갖춘 전투함은 1월 현재 총 84 척입니다. 순양함이 22 척, 구축함이 62 척입니다. 미 해군은 이런 이지스 전투함이 탄도미사일과 대공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미사일방어국은 2014년 말 현재 5 척의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 28 척 등 총 33 척이 이런 동시전투 능력을 갖췄고 이 가운데 16 척이 태평양함대에 배치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장거리 미사일 요격 능력을 더욱 강화한 SM-3 블록 2A를 일본과 개발 중인데 내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2018년에 현장 배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상 요격체계는 어떤가요?
기자) 지상 발사 중간단계 방어체계 (GMD)와 최신 하층 지상방어 요격체계인 패트리엇-3 (PAC3), 그리고 한반도 배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사드가 대표적입니다. 지상 발사 중간단계 방어체계는 우주 공간에서 적의 중장거리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입니다. 지상에서 대기권 밖으로 발사된 요격기에서 다시 분리된 타격체가 미사일과 충돌하는 방식인데요. 미군은 이를 기존의 30 개에서 44 개로 늘려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주의 기지에 배치하는 계획을 2017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육군의 주력 무기인 패트리엇-3 은 어떤가요?
기자) 패트리엇-3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하층 지상방어 요격체계입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 전투기를 모두 요격할 수 있는 체계죠. 특히 정밀 레이더를 통해 100여 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식별해 타격할 뿐아니라 이동식 배치가 가능해 다양한 작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미군은 하층 방어인 패트리엇-3와 사드를 통해 지상에서 겹겹이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드는 어떤 위력이 있습니까?
기자) 사드는 대기권 안팎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는 유일한 미사일 방어체계입니다. 게다가 모든 종류의 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고 방어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한 두 도시 정도를 방어할 수 있는 패트리엇-3와 달리 지역 전체를 방어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특히 앞서 말씀 드린 AN/TPY2 고성능 X밴드 레이더를 통해 적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어 비대칭 탄도미사일 위협을 막는 최고의 무기체계란 게 미군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재래식 전력이 노후화돼 비대칭 무기 개발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군 관계자들은 탐지가 어려운 이동식 미사일 개발에 우려를 표명해 왔는데요.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최선의 무기체계가 사드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특히 높은 고도에서 적의 탄두를 직접 맞춰 파괴하기 때문에 대량살상무기가 지상에 떨어지기 전에 파괴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강점도 있다고 미사일방어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