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거듭 주장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왕이 부장은 25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CSIS 웹사이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를 병행 추진할 것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 추진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왕이 부장은 25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초청 간담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통역을 통한 왕이 부장의 발언입니다.

[녹취: 왕이 부장] “We are fulfilling our responsibility and obligation, and we put forward the idea of pursuing in dual tracks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replacement of the Korean armistice with a peace agreement.”

왕이 부장은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 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병행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 없이 평화협정은 있을 수 없고, 동시에 평화협정이나 북한을 포함한 관련 국가들의 정당한 우려에 대한 논의 없이는 비핵화가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왕이 부장은 조만간 채택될 예정인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북 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있는 평화회담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왕이 부장의 이같은 주장은 ‘선 핵 포기, 후 대화’라는 미국과 한국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사항이 돼야 한다”면서 “비핵화가 강조되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이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왕이 부장] “Of course, it is up to the ROK government to make a final decision…”

왕이 부장은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사드 배치에 대한 최종 결정은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미국과 한국 정부가 복잡한 상황 속에서 자국의 안보를 지키고자 하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드 시스템에 설치된 X-밴드 레이더는 한반도를 넘어 중국 내부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중국의 정당한 국가이익이 위험해지고, 위협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의 정당한 안보 이익이 고려돼야 하고,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도 뒤따라야 한다”며 사드를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왕이 부장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할 대북 제재 결의안이 “중국과 북한의 일상적인 거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왕이 부장] “On the one hand, we are saying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we have the understanding of other members on the Security Council that normal exchanges, especially those effecting the livelihood of the North Korean people should not be adversely effected. On the other hand, in order to uphold the international nuclear non-proliferation regime for the sake of denuclearization, our exchanges will be effected to some extent. And this has not come as surprise to us.

중국은 북한 주민들의 생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상 교역이 유엔 결의안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있고 이에 대해 이해를 얻고 있지만, 비핵화를 위한 국제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북-중 간 교역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왕이 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반도 문제 외에 남중국해 분쟁과 미-중 관계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