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4호 정치범 수용소 옆에 새 수용소 신설한 듯'

북한 처마봉 통제구역의 위성사진. 새 수용소 위치가 지도에 붉은 선으로 표시돼 있다. 북한인권위원회, ‘올소스 어낼러시스’ 제공.

북한이 평안남도 개천에 있는 14호 정치범 수용소 옆에 새로운 수용소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새 수용소는 수감자 처벌과 격리가 주요 목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와 민간 고해상도 위성사진 분석업체인 ‘올소스 어낼러시스’가 17일 북한 처마봉 통제구역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처마봉 통제구역이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72km, 그리고 14호 정치범 수용소인 개천관리소에서 남동쪽으로 9.5k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15년 5월 사이에 이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이 지역에 새로운 정치범 수용소를 신설해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목격자들의 증언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위성사진을 분석하고 하부구조를 다른 정치범 수용소들과 비교하면 처마봉 통제구역을 북한이 전면 가동 중인 5번째 정치범 수용소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아직 처마봉 통제구역을 정치범 수용소로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처마봉 통제구역이 20.4km 길이의 보안용 울타리에 둘러싸인 잘 관리된 소규모 정치범 수용소라며, 3 개의 막사와 7 개의 외곽 감시초소, 3 개의 입구와 검문소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13년 10월과 2014년 4월에는 이중 울타리와 9 개의 감시초소 등 경비가 매우 삼엄한 수용단지 2 곳이 신설됐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수용소 내 경제활동이 주로 광업과 농업, 단순 경공업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14호와 15호, 16호 정치범 수용소에 비해서는 경제 활동이 훨씬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처마봉 통제구역이 북한이 내세우는 강제노동을 통한 재교육보다는 처벌과 격리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징후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또 경비가 삼엄한 수용단지 2 곳이 신설된 시기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 처형 전후에 공포정치를 고조시키던 시기와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와 올소스 어낼러시스는 앞서 지난해 12월과 11월, 그리고 2014년 6월에 각각 북한의 16호과 14호, 25호 관리소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는 2014년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4 개 정치범 수용소에 8~12만 명의 정치범을 수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