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카스트로 88년만 정상회담 "새 날 밝아"

21일 쿠바 아바나 시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21일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50년간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며 양국 관계에 ‘새 날이 밝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쿠바 국민들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관계 정상화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카스트로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인 쿠바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양국관계가 진정 정상화되려면 쿠바에 대한 제재가 풀리고 관타나모 해군기지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쿠바의 독립 영웅인 호세 마르티의 기념비에 헌화한 데 이어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변화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인권과 개인의 자유를 둘러싸고 미국과 쿠바 간에 상당한 견해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추가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과 쿠바 기업인들이 참석한 경제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어 22일에는 국립극장에서 쿠바 국영TV로 생중계되는 연설을 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탐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의 시범경기를 관람할 예정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는 미국 상·하원 의원 40여 명과 제록스와 페이팔 등의 기업인 10여 명이 동행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