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집단 망명, 북한 정권 불안정 징후"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해 지난 7일 국내에 입국했다고 한국 통일부가 8일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게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 중이던 지배인과 종업원 등 13명이 집단 귀순했다"며 "이들은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으로, ㅈ지난 7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통일부 제공 사진.

미국 전문가들은 최근 잇단 탈북 사례가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후라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엇갈리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탈북은 대북 제재의 직접적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 군 고위 장교의 탈북은 외부 세계의 정보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식당 종업원의 망명과는 서로 다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두 사례에 대해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Whether it reflects increasing instability in regime, I think that may be going to far…”

지난 몇 년 동안에도 탈북자들은 있었고, 1997년에 탈북자 중 최고위층인 황장엽 비서가 탈북한 것을 비롯해 북한 고위 당국자들의 탈북이 계속 이어졌다는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앞으로도 더 많은 고위 북한 당국자들의 탈북이 계속 이어진다면, 이를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의 영향이 증가하는 징후나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 생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징후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학의 데이비드 스트로브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의 망명과, 정찰총국 출신 북한 군 대좌의 지난해 망명을 한국 정부가 확인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트로브 부소장] “I think these defections are quite significant…”

북한 군 고위 장교가 탈북한 것은 중요한 일이며, 같은 직장의 종원원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겁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두 사례가 다른 징후들과 함께 엘리트들을 비롯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트로브 부소장] “Yes it is an indication……”

북한 정권 내부에는 항상 어느 정도의 불안정 요소들이 있었고, 이번 사례들로부터도 그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겁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이어 이번 두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고 흥미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정권의 불안정과 관련해, 굳이 이번에 알려진 탈북 사례들을 인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I would say nor necessarily for this reason but for many other reasons…”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지난 몇 년 간 북한 정권이 불안정하다는 징후를 볼 수 있었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김정은 집권 이전에는 북한에 단 15명의 총참모장이 있었지만, 김정은 정권 들어서만 4차례나 교체된 것을 대표적인 불안정 사례로 들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또 최근 탈북자들 가운데 엘리트 계층 탈북자 수가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Absolute number of senior defectors in particular North Korean officials running oversea …”

지난 2년 동안 해외에서 외화 획득에 관여한 북한 당국자 등 고위급 탈북자 수가 크게 증가하는 반면, 서울에 도착하는 일반 탈북자 수는 50%나 감소하면서, 엘리트 계층 탈북자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처럼 엘리트 계층이 탈북에 나서는 중요한 이유로 숙청에 대한 두려움과 외부 세계 정보 유입, 그리고 북한 정권 생존에 대한 자신감 저하 등을 꼽았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