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북한 리수용 외상과 회동 계획 없어"

지난 2015년 10월 뉴욕 유엔 총회에 참석한 리수용 북한 외무상(가운데)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회동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미국 관리와 리수용 북한 외무상 간 회동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다음주 기후변화 협정 서명식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합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는 미 관리와 리수용 외무상 간 회동이 계획돼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애나 리치-앨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12일, 미 당국자가 다음주 뉴욕을 방문하는 리수용 외무상을 만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VOA’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오는 22일 뉴욕에서 열리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 서명식에 참석합니다.

이 행사는 지난해 12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에 대해 당사국이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서명하는 절차입니다.

유엔 대변인실은 11일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의 보도자료를 통해 리수용 외무상의 참석을 확인했습니다.

대변인실은 그러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리 외무상의 회동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확인할 수도 없고 언급할 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리 외무상의 뉴욕 방문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 이후 7개월 만으로, 리 외무상은 2014년 이후 2년 연속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습니다.

장관급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가 아닌 실무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번 방문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강도 높은 제재 결의를 채택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리 외무상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후변화협약 서명식에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참석해 일각에서는 미-북 간 접촉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은 대화를 위해서는 먼저 비핵화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핵 문제는 협상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는 주장입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 (G7) 외교장관 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나 불가침 조약 협상 등은 모두 북한의 비핵화 협상 결심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앞서 리 외무상은 지난해 10월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의 정전협정을 대신할 평화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지난해 말 미-북 간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논의하자고 제의했으나 미국의 ‘비핵화 우선’ 요구에 막혀 접촉이 무산됐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