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공중 폭발, 실패 추정"

지난 2010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이동식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 미사일로 추정된다. (자료사진)

북한이 태양절인 오늘 (15일) 새벽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지만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조만간 또다시 도발을 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5일 새벽 5시 30분쯤 동해안 지역에서 무수단 미사일 1기를 시험발사했으며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5일 밝혔습니다.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은 발사가 예상됐던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지난 2007년 실전배치한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입니다.

미-한 정보 당국은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 수 초 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져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성걸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김성걸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폭발은 레이더로 보기 때문에 미사일이 나가면 레이더 화면에 반짝이는 물체가 하나 있을 거 아닙니까, 레이저 파를 쏴서 반사돼 오는 물체, 그게 몇 초 동안에는 그 지역을 쏴서 그 반사되는 물체가 있었는데 몇 초 지나니까 그 물체가 레이더 화면에서 그게 사라진 겁니다. 그 사라진 것을 볼 때 공중 폭발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실패했다…”

한국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 역시 미사일이 발사된 지 수 초 만에 사라졌으며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통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지만 일단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다른 날도 아닌 태양절에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 “북한체제 자체의 어떤 실패에 대한 상징일 수 있다, 타이밍이 태양절이라는 날짜를 잡아서 했다는 그게 엄청난 의미 부여를 한 것인데, 그것도 자기들이 만든 게 아니라 소련에서 가져온 거니까 백발백중일 거라 생각했지만, 이제 실패한 거니까 엄청난 타격이 있는 거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실패가 아닐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안보 전문가는 레이더에 포착된 미사일이 중간에 사라졌다는 것은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이 처음부터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를 목표로 쏘아올린 게 아니라, 첫 시험발사인 만큼 발사 자체에 목적을 뒀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지난해 5월 시험발사한 잠수함 탄도미사일, SLBM의 수중 사출시험을 예로 들며, SLBM의 사거리가 2천km에 이르지만 당시 북한은 새로 개발한 SLBM이 물 밖으로 제대로 나가는지 여부만 시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SLBM 수중 사출시험처럼 이번에도 무수단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를 사거리 테스트가 아닌, 발사 시험 자체를 목표로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이 전문가는 하지만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가 발사 자체에 목적이 있었더라도 다음에는 좀 더 긴 사거리를 목표로 또다시 발사를 시도할 것이고, 이번 발사가 실패했다고 해도 그 실패 원인을 분석해 오는 5월 7차 당 대회 이전에 또다시 도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아울러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 무수단 미사일이 이란에서 한 차례 시험발사된 적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월 초 장거리 미사일, 3월 초 중, 단거리 발사체를 잇달아 발사했으며 지난달 18일에는 노동미사일 2 발을 발사했지만 1발은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오는 25일 북한 군 창건일에 이어 다음달 초 열리는 7차 당 대회를 맞아 추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