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탈북자 절반 이상은 비록 자신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하층에 속하지만 자녀 세대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사람들이 있다는 탈북자들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탈북자 10명 가운데 6 명꼴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하층에 속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은 지난해 만 15살 이상 탈북자 2천444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탈북자 실태조사 결과 하층에 속한다고 답한 사람이 6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간층이 36%, 그리고 상층이라는 응답자는 1%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습니다.
한국 통계청이 한국의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비슷한 조사를 벌여 지난해 말 발표한 결과에서는 하층이 46%, 중간층이 52%, 그리고 상층이 2% 순으로 나왔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의 일반 국민들보다 스스로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의식이 더 높게 나온 겁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자신의 세대보다 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보였습니다.
자녀 세대에서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응답자가 60%였고 가능성이 낮다고 답한 사람은 14%에 그쳤습니다.
통계청의 일반 국민대상 조사에선 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답한 비율이 31%로, 탈북자 응답률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남북하나재단 기획연구부 신효숙 팀장입니다.
[녹취: 신효숙 팀장/ 남북하나재단 기획연구부] “북한이탈주민들의 생활수준이 일반 국민들보다 낮게 나타나긴 하지만 북한에서의 생활과 비교해서 생활수준이나 소비생활이 그래도 낫기 때문에 조금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특히 자식 세대와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높게 나왔습니다.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비율이 63%로 나타났고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습니다.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 여부를 묻는 질문엔 24%가 만족한다고 답해 일반 국민 14%보다 높았고 여가생활에 대해서도 일반 국민은 26%만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탈북자들은 42%나 나왔습니다.
또 탈북자들의 월 평균임금은 전년도인 2014년보다 7만5천원 증가한 154만6천원, 미화로 약 1천360 달러로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통계청 조사에서 나타난 일반 국민의 월 평균임금 2천25 달러의 약 67% 수준입니다.
상용직 근로자는 2014년 54%에서 지난해 61%로 증가한 반면 임시직은 16%에서 15.6%로, 일용직은 20%에서 16%로 각각 감소해 직업의 안정성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률은 53%에서 55%로 늘었고 실업률은 6%에서 5%로 줄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선 또 탈북자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사회적 관계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경우’ 69%가 도움 받을 사람이 있다고 대답했고 ‘갑자기 많은 돈을 빌릴 일이 생길 경우’는 35%,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는 77%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신효숙 팀장은 탈북자들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이른바 지지기반이 있는지 여부는 정착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라며 이런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응답이 과거보다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탈북자 수가 늘어나면서 자기들끼리 도울 수 있는 관계들이 늘어나고 지역 하나센터의 전문상담사 등 한국 정부의 정착지원제도가 효과를 본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신효숙 팀장/ 남북하나재단 기획연구부] “특히 무엇보다도 미리 온 분들 있는 경우에 그 분들이 이미 와서 연결해 놓은 일반 국민들과의 관계나 이웃들 그리고 탈북민 이웃들 이런 것들이 같이 지지기반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탈북자들 가운데 자원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대답은 24%, 그리고 기부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17%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