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집권 이후 북-중 국경지역의 감시 강화로 탈북자들의 월경 비용이 크게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의 장마당 경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아직 별다른 영향 없이 비교적 활발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탈북자 지원 활동을 펴온 한국의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자 수가 크게 줄어든 이유로 북-중 국경을 넘어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치솟은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목사는 16일 서울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지난해 북한 내부를 찍은 동영상들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만 불을 준다고 해도 탈북만 시켜준다면 하고 싶은…지금 저한테 수도 없는 탈북자들의 연락이 와요. 돈 드릴 테니까 제발 가족을 데려다 줬으면 좋겠다,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지금은 만 불을 주고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 목사는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중국 당국이 설치한 철책을 보여주면서 탈북자들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도 철조망을 계속해서 설치해 이중의 장벽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경 지역 북한 군인들이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을 소개하며 이전엔 볼 수 없었던 감시 활동 강화의 한 단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정권 들어 탈북 행위에 대해 한층 가혹해진 처벌 또한 탈북자 감소의 한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그전에는 도와준 군대라면 군대만 처벌을 받았고 군대가 잘못했으면 일가족이 처벌을 받는다든지, 그런 일은 거의 많지 않았습니다. 탈북자 가족 전체가 잘못되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해 가고 있다는 게 변화라면 변화입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탈북자 수는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2천706명이었던 한국 입국 탈북자는 이듬해인 2012년 1천502명으로 대폭 줄었고 이어 2013년 1천514명, 2014년 1천397명 그리고 작년엔 1천276명으로 매년 100여명씩 줄었습니다.
김 목사는 장마당 등 시장 경제가 퍼지면서 고난의 행군과 같은 극도의 굶주림에서 벗어난 북한 주민들의 탈북 동기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과거엔 굶주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탈북을 했는데 요즘엔 엘리트들이 많이 탈북을 해요.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이제는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자유에 대한 것들을 굉장히 추구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13명의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탈북한 계기를 보면 굉장히 자본주의에 눈을 뜨는 거에요.”
김 목사는 또 만포와 혜산 등 몇몇 지역의 국영상점과 장마당 그리고 무허가 시장을 일컫는 이른바 ‘메뚜기 시장’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 주면서 북한 경제가 비교적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최근 북한 내 소식통과 연락을 했다며 북한이 4차 핵 실험으로 가중된 국제사회의 제재의 영향이 아직은 시장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 갈렙선교회] “보시는 바와 같이 쌀이나 곡식류도 풍부하게 넘쳐나는 것을 볼 수가 있어요. 지금 김정은이 미사일이나 핵 폭탄 이런 것들을 하는 배경의 자신감은 과거와 달리 북한 내부가 어느 정도 수습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김 목사는 과거 10여년 동안 현지 소식통을 통해 북한 지역 곳곳을 은밀하게 촬영해 매년 언론에 공개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