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지난 4월 두 나라의 교역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교역액은 지난 3월 4억 9천여 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증가했었습니다.
지난 3월은 유엔의 북한제재 결의안이 채택됐지만 중국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북한 제재에 돌입하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무역진흥공사,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지난 4월 북한과 중국의 교역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줄어들어 중국의 북한 제재가 상당히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고 연합뉴스가 24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북한과 중국의 전체 교역액은 4억 2천94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줄었습니다.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이 분석한 중국 해관총서의 북한과 중국의 4월 교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한 금액은 1억 6천138만 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22.3% 급감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한 품목 가운데 석탄은 7천22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3%나 줄었고 납은 456만 달러로 16.1% 감소했습니다.
이와 함께 금을 비롯한 귀금속류는 37% 감소했고 특히 중국이 금지품목으로 지정한 티타늄의 경우 수입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철광석은 오히려 19.4% 증가했고 아연은 570만 달러로 무려 68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아연 수입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북한이 금지되거나 제한 품목이 아닌 다른 금속류의 중국 수출을 전략적으로 늘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수입 감소와 함께 수출액도 2억 6천8백만 달러로 1.5% 감소했습니다.
운송용 자동차 수출은 45.5%, 전자장비 수출은 44% 감소했고 다만 농산물과 의류 등의 수출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이 앞으로도 북한에 대한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 북-중 무역은 더욱 위축돼 북한의 외화벌이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수석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봉현 수석연구위원/ IBK 경제연구소] “지난 3월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가 시행됐을 때 실제적으로 제재의 효과는 4월 중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 4월 북-중 무역 교역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대북제재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유엔 안보리의 북한제재 결의안이 도출된 지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5일 구체적인 이행조치로 북한으로부터 수출입을 금지하는 품목 25가지를 발표하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두세 달에 걸쳐 북한과 중국의 교역 동향이 어떻게 나타날지가 중요하다며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