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반 총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북한과 대화의 길도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이 더 이상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반 총장은 26일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4차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대단히 우려스러운 행동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또 북한의 이런 도발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대응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제재를 강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I hope It’s a full implementation will advance denucleariz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반 총장은 안보리 결의가 온전하게 이행됐을 때 한반도 비핵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 세계가 단호한 입장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북한의 안보는 물론 북한 주민들에게도 상처만 입힐 뿐이라며 대단히 높은 군사비 지출로 북한의 어린이들은 필요한 것을 공급받지 못하고 주민 인권은 침해 받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반 총장은 이처럼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강조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향한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에서 갈등이 고조되면 동북아는 물론 그 너머 지역까지 어둠의 그림자가 깔릴 수 있다며 남북간 우호적 관계가 평화를 영구화하는 데 있어 전체 지역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And I stand ready as a secretary general of UN and also personally to contribute in any way that might be helpful.”
반 총장은 이를 위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나 개인으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반 총장의 발언은 여건이 되면 그동안 추진해 오던 방북을 통해 한반도 긴장 완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 총장은 이에 앞서 25일 한국의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간담회에서도 북한과 고위급간 대화채널을 열고 있고 남북간 대화채널을 유지해 온 것은 자신이 유일하다며 기회가 오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핵과 관련한 압박을 계속하면서도 인도적 문제를 통해 물꼬를 터 가며 대화를 하고 긴장을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반 총장의 인도적 지원을 고리로 한 대화 필요성 제기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과 대화하려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먼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대화를 위한 대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전략적 셈법을 바꿔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한 환경이 우선 조성되어야 한다는 입장임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기자들을 만나 한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지만 지원의 재개 시점과 범위 등은 추후에 신중하게 고려하겠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인도적 지원에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당국자는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을 위한 모금도 잘 안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