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리수용 부위원장이 오늘 (31일)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월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고위 인사가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리수용 부위원장 일행이 31일 오전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리 부위원장 일행은 오전 10시 20분쯤 서우두 공항 귀빈실을 빠져 나와 중국과 주중 북한대사관 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의전 차량 10여 대와 소형 버스 등에 나눠 타고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무장경찰과 순찰 차량을 배치해 리 부위원장 일행을 경호했습니다.
중국은 통상 북한 고위 인사가 외국을 방문하기 위해 베이징을 거쳐갈 때는 이 같은 의전을 하지 않는 만큼 리 부위원장 일행은 상당한 자격을 갖고 베이징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북한의 이번 방중 대표단은 수 십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일행은 베이징 시내 댜오위타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측근인 리 부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함에 따라 중국과 북한 사이에 이뤄질 대화 내용이나 이번 방문이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한국 외교부는 리 부위원장의 베이징 방문과 관련해 ‘중국과 한국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서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 긴밀한 의사 소통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중국과 북한의 대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한국 외교부] “우리 정부는 중국과 북한 관계가 한반도 평화 안정 및 북한 비핵화는 물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게 하는데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중국과 북한 관계와 관련해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조 대변인은 이와 함께 양측의 공식 발표가 없는 현 시점에서 리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은 한국 정부가 확인해줄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리 부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은 유엔의 고강도 북한 제재 이후 고립화의 길로 가고 있는 북한이 중국에서 탈출구를 찾으려는 절박한 시도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문제가 국제사회의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중국도 북한의 사정을 봐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북한은 리 부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하는 날 새벽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리 부위원장 일행이 대표단을 이끌고 사흘 일정으로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고 31일 평양발로 보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북한 대표단 단장인 리 부위원장이 이달 초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정무국 부위원장과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고,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직도 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