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지지하며, 이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가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가 능사가 아니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 두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행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 지도부는 북한의 핵 보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수 차례 강조해 왔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많이 악화됐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티모닌 대사는 17일 국회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만나 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티모닌 대사는 다만 북한에 대한 지나친 제재와 압박은 미봉책이라며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 핵 6자회담이 적당한 방법이며 한국 정부와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티모닌 대사는 언급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김종인 대표와 만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역시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6자회담이 북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다자 무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티모닌 대사는 아울러 러시아는 구 소련 시절부터 항상 모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해 왔다면서 러시아는 남북한 통일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티모닌 대사는 이와 함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MD의 한반도 배치가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군사 긴장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MD의 핵심 전력이 바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인 만큼 티모닌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사드’의 주한미군 내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김종인 대표는 얼어붙은 한반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가 북한을 설득해 한국-러시아 간 가스파이프를 설치한다면 남북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지 않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티모닌 대사는 한반도 경제프로젝트가 북한과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지난 5년 간 남북한과 러시아 3자 간 경제프로젝트를 진행한 데 대해 많은 지지를 해왔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