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타격 연습을 목적으로 평양 인근에 만든 청와대 모형건물이 민간 위성에도 포착됐습니다. 이 지역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없었던 폭격용 표적이 다수 생기고, 전차가 기동하는 모습도 보이는 등 거대한 포격훈련장이 조성된 게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중심부에서 동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지역 한 벌판에 파란 지붕의 건물이 홀로 서 있습니다. 한국의 대통령 집무공간인 청와대를 본 떠 만든 건물입니다.
평양 외곽 사동구역 대원리로 알려진 이 지역의 사진은 지난 5월21일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 사가 포착한 것으로, 현재 위성사진 무료 제공 서비스인 ‘구글 어스’에 공개된 상태입니다.
청와대 모형건물은 총 3개 동으로 이뤄져 있고, 그 앞으로 둥그런 형태의 도로가 화단을 두른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3개 건물 중 본관 격인 중앙 건물은 지붕이 가로 35m, 세로 25m였고, 북쪽에 난 진입로에서 청와대 본관 건물까지는 약 90m로 나타났습니다.
청와대 모형건물 크기와 앞 도로의 길이는 실제 청와대의 절반 정도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4월27일 북한이 타격 훈련을 목적으로 청와대 모형을 만든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사진은 한국의 아리랑 위성이 포착한 것이었는데, 이번에 미국의 민간위성을 통해서도 확인된 겁니다.
구글 어스가 공개한 지난해 10월 사진에는 해당 지역에 청와대 모형건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 사이 이 건물을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울러 해당 사진 북쪽 약 1.5km 지점에는 북한 군 전차로 추정되는 9 대의 물체가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들 전차들은 논밭 사이에 난 길을 따라 줄지어 기동하고 있었으며, 이들이 움직이는 길과 주변 도로에는 표적 등을 식별하기 위한 흰색 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흰색 선은 약 600m 길이로 이어졌는데, 이 선이 사라진 지점부터 나타나는 길은 청와대 모형건물 인근 지대로 연결되고, 그 주변으로는 포격의 흔적으로 보이는 흙 바닥이 곳곳에 드러나 있습니다.
또 청와대 건물 모형의 남쪽 약 300m 지점에는 약 3km의 산등성이 동서로 뻗어 있는데, 이 곳에도 공군 폭격용으로 추정되는 7개의 대형 흰색 표적이 확인됐습니다. 그 뒤로는 큼직한 글씨로 1부터 8까지 숫자를 적어놨습니다.
전차가 기동하는 주변 흰색 식별 선과 흙이 드러난 바닥, 대형 표적, 글씨 등은 지난 10월 사진에선 드러나지 않았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지난 1년 남짓한 사이 일대 지역에 대형 화격 훈련장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