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7월 28일)는 유엔이 정한 ‘세계 간염의 날’ 이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명에서 전세계 4억여 명이 B 형이나 C형 간염을 앓고 있고, 특히 북한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매년 35만여 명이 간염으로 숨진다고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오는 2030년까지 간염을 없애는 것이 유엔지속가능 개발목표라고 밝혔는데요, 이 시간에는 북한 내 간염 실태와 간염 예방.치료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현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김현진 기자, 우선 간염이 어떤 질병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질병입니다. 간은 몸 안의 독소를 분해하는 등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간에 염증이나 손상이 생기면, 간 기능이 저하되고 건강이 나빠지게 됩니다. 간의 염증은 주로 A형,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합니다.
진행자) A, B, C형 간염이 각각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A형 간염은 다른 간염들과 달리 급성으로만 진행되고 간세포를 훼손하지 않으므로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반면 B형 간염은 만성화 될 경우 간경변, 간암 등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어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북한에서는 만성화되기 쉬운 B형 간염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B형 간염은 어떻게 걸리게 되는 건가요?
기자) 보통 B형 간염이 전파되는 가장 일반적인 경로는 출산 시 간염에 걸린 산모로부터 태아에게 전염되는 겁니다. 또 아동기에 아물지 않거나 붕대를 감지 않은 상처를 통해 다른 아이들에게 전염될 수도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B형 간염 보균자와 성관계를 갖거나 주사 바늘이나 면도기, 칫솔 등을 같이 사용했을 때 B형 간염에 전염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B형 간염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기자) 초기에는 피로감과 두통을 동반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증상이 있다가 없어지기도 해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진행자) 만성 B형 간염에 걸렸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기자) 정확한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다 B형 간염에 걸린 것은 아닙니다. 균을 갖고 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한국의 통일보건의학회 이사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원호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원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보유자라고 하고요, 간염이 생긴다는 것은 그것이 활동을 해서 우리 몸과 투쟁을 해서 보통 GOTCPT가 올라간 상태를 간염이라고 해요. 간염이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자기가 간염이 있는지를 몰라요. 그래서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가 갖고 있는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퍼뜨릴 수가 있고, 두 번째는 약한 간염이 계속돼 본인이 알 때가 될 때는 보통 간경변이나 간암이 돼서 아는 거죠. ”
진행자) B형 간염은 예방이 가능한가요?
기자) 네. 예방주사를 통해 예방 가능한데요, 영유아는 필수적으로 생후 1개월 이내, 첫 접종 후 1개월과 6개월 등 총 3회 예방주사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산모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경우 출산 후 12시간 이내 면역글로부린과 백신을 투여하면 95% 정도 예방이 가능합니다. 전문가들은 A형이나 B형 간염은 백신접종을 통한 예방이 효과적이고, 백신이 없는 C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소독,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 감염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합니다.
진행자) 북한에서는 만성화 되기 쉬운 B형 간염이 큰 문제라고 하셨는데요, 북한 내 B형 간염 발병률은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2003년 세계보건기구 추산과 북한이탈주민 자료에 의하면 북한 인구의 약 10%가 B형 간염 보유자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남한과 비교해 보면 북한의 간염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현재 남한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대한 간학회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3% 정도입니다. 북한의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은 1980년 대 남한 수준이죠. 북한의 간염 실태는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건강 상태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는데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탈북자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자 가운데 10.8%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간염 문제가 정말 심각한 것 같은데요,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북한도 간염 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강하국 보건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보건 대표단이 영국에서 진행되는 세계간염수뇌자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북한은 2003년부터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의 지원으로 신생아에 대한 간염 예방접종을 시작했고요, 2010년부터 3년 동안은 독일 민간 구호단체 `카리타스 독일'의 지원으로 청소년 370만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은 간염 예방에 중점을 둔 사업이고요, 이미 간염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사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다시 연세대 김원호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김원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간염에 걸린 사람들을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이 안되거나 심지어 간염 바이러스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항바이러스제가 매우 비쌉니다. 지금 북한에는 그 약이 없습니다. 간경변이나 간암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려면 고도의 의료 기술과 시설이 갖춰져야 하는데, 북한에는 이런 것들이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진행자) 북한 간염 환자들을 중점적으로 치료하는 국제기구나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사업은 없나요?
기자) 미국의 민간구호단체죠.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북한 간염환자 치료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단체는 최근 공개한 소식지에서 9월부터 북한 간염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제 치료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한 대형 제약회사가 간염 치료제인 ‘테노포비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4월 500 명의 북한 환자들에게 테노포비어를 계속 지원한다는 내용의 후원 동의서에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요? 한국은 1980년대 B형 간염이 10% 대에서 현재 3%로 크게 줄었다고 했는데요, 간염 퇴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기자) 한국은 1984년 간염퇴치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모든 영아를 대상으로 출생시, 생후 1개월, 6개월의 3회 B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고했습니다. 또 1995년부터 B형 간염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했고, 2002년부터 B형 간염 수직감염 예방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현재 4~6세 어린이 B형 간염 발병률이 0.2%로 나타나는 성과를 얻게 됐습니다. 한국은 2008년 세계보건기구로 부터 ‘B형 간염 관리 성과’ 인증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 간염을 예방,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나 노력 등이 필요할까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다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원호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원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북한은 2003년 시작한 신생아 예방접종 사업을 유지해야 합니다. 정치, 군사적 여건 때문에 중지돼서는 안됩니다. 또 B형 간염에 걸린 산모로부터 아이로 간염이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염원이 될 수 있는 환자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감염된 환자의 치료입니다. 전반적인 의료 수준을 높여야 하므로 매우 어려운 과제이긴 하지만 시설과 장비 지원 뿐아니라 의료진 기술 향상을 위한 교육자료 개발 등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 NGO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겠죠."
김 교수는 남한처럼 북한도 B형 간염 퇴치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의료기관의 관심과 협력, 그리고 상호 긴밀한 협조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진 기자와 함께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북한의 간염 실태와 예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