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구호단체가 북한 간염환자들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약제 치료를 시작합니다. 치료약은 대형 제약회사가 지원합니다. 김현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구호단체인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북한 간염환자 치료를 시작합니다.
이 단체는 최근 공개한 소식지에서 9월부터 북한 간염환자들을 대상으로 약제 치료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한 대형 제약회사가 간염 치료제인 ‘테노포비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4월 500명의 북한 환자들에게 테노포비어를 계속 지원한다는 내용의 후원 동의서에 합의했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지난 2009년 북한 당국의 요청으로 처음으로 간염 치료 사업을 계획했습니다.
당시 북한 공중위생부는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인 간염과 관련해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간염요양소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간염요양소에 트랙터와 온실, 고기 통조림, 담요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깨끗한 물을 지원하기 위해 요양소에 중력과 태양열을 이용한 수도시설도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도시설 공사는 또 다른 미국의 구호단체인 웰스프링과 협력해 우물을 판 뒤 물탱크와 태양열 집열판, 중력을 이용한 수도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우물을 판 뒤 수동펌프를 설치해 인근 병원 환자들과 주민들이 물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후 우물에서 끌어 올린 물을 병원 안팎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태양열과 중력을 이용한 수도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이후 2015년 11월 개성과 평양의 간염 전문병원에서 시범적으로 간염 치료사업을 시작하기로 북한 공중위생부와 합의했습니다.
이어 B형 간염 항바이러스 치료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준비 작업 차 지난 3월과 5월 방북해 개성과 평양의 제2간염 전문병원을 개조하고 장비를 준비했습니다. 또 간염환자들을 대상으로 4천300회가 넘는 화학과 혈액, 면역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특히 지난 5월 방북 기간 중 평양 제2간염병원 내 실험실 개조를 끝마칠 수 있었다고 이 단체는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개성의 두 번째 시범병원 내 실험실을 개조하고 간염 치료 막바지 준비를 위해 다음달에도 방북할 예정입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북한 주민의 15% 이상이 만성 B형 간염환자일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에는 치료 방법이 없다”며 B형 간염 치료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 블랙마운틴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결핵과 간염 전문병원, 요양원 등 북한 내 29개 시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