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우방국인 아프리카 나라 앙골라가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 이행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유엔 안보리 조사를 받고 있는 북한 외교관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앙골라는 지난달 25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 이행보고서에서 외교관을 포함한 북한 국적자 2 명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앙골라는 안보리 결의 2270호가 명시한 추방 대상 외교관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지만, 북한 외교관 김혁찬 씨가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조사 대상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의 생년월일과 외교관 여권번호를 공개하고, 2017년 2월 2일 만료되는 복수비자를 앙골라 외교부로부터 발급받은 상태라고 확인했습니다. 또 김 씨가 올해 2월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를 통해 입국한 사실까지 명시했습니다.
미국의 `워싱턴 타임스' 신문은 지난해 5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앙골라주재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인 김 씨가 2011년부터 초계정 18 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엔진과 부품 수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행보고서에 공개된 또 다른 북한 국적자는 김광훈 씨로, 역시 생년월일과 여권번호, 비자 번호 등이 명시됐습니다. 다만 김 씨의 비자만료일은 올해 5월 6일로, 이보다 하루 앞선 5일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를 향해 출국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오펙 컴퍼니 (Ofek Company)’라는 곳에 근무한다고 이행보고서는 밝히고 있는데, ‘VOA’가 구글 등을 통해 검색한 결과 이 회사는 광산 개발과 관련된 곳이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이행보고서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이자 생필연합회사로 알려진 ‘그린 파인 필 무역회사’와 ‘베이징 뉴 테크놀로지 무역회사’에 추가 정보를 요청했지만, 새롭게 드러난 사실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워싱턴 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는 외교관 김혁찬 씨가 군수물자를 앙골라로 수출할 당시 이용된 북한 조직입니다.
앙골라는 이번 이행보고서에서 김현일 앙골라주재 북한대사의 실명을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사는 지난 3월 30일 언론성명을 발표했고, 이 내용이 앙골라의 통신사인 `ANGOP' 등에 보도됐습니다.
앙골라 정부는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을 들며 해당 성명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김 대사가 앙골라 측에 양자협력위원회 재개를 촉구하기 위해 성명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양국 간 협력위원회가 2006년 이래 열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이 관계의 출발 역시 제재 국면보다 훨씬 이전인 30여 년 전에 이뤄졌음을 강조했습니다.
앙골라가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건 지난 2006년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보고서를 접수한 이래 처음입니다.
이는 최근 미국과 한국의 고위 관리 등이 아프리카 내 북한의 우방국을 돌며 적극적인 외교를 펼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토머스 컨트리맨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담당 차관보는 지난 6월 앙골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 대북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들 두 나라 모두 이행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 2013년 대북 제재 결의 2094호 때까지만 해도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아프리카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었지만, 현재는 우간다까지 모두 3개 나라가 제출을 마쳤습니다.
한편 앙골라는 총 4쪽 분량의 이행보고서를 통해 광물과 연료, 무기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고, 북한 화물의 의무 검색과 북한 선박의 입항을 포함한 운용과 대여 행위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