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북한, 가혹한 종교 탄압...사형·고문 처벌"

지난 2월 캐나다 의회 앞에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임 목사는 인도주의 지원 사업 목적으로 방북했다가 지난해 1월 억류됐고, 12월 반국가 종교 활동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자료사진)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열악한 종교자유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당국이 주민들의 종교 활동을 사형과 고문 등으로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또다시 북한을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로 규정했습니다.

국무부는 10일 발표한 ‘2015 국제 종교자유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은 헌법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에서 종교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이 거의 모든 종교 활동을 사형과 고문, 구타, 체포 등으로 가혹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8~12만 명에 이르는 정치범 가운데는 종교적 이유로 체포된 이들이 포함돼 있으며, 외딴 지역에 있는 끔찍한 환경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 종교와 인권 단체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지하교회 교인들이 종교적 신념 때문에 체포, 구타, 고문, 사형을 당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당국이 지정한 공식 종교 활동 범위를 벗어나 기도하거나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을 읽으면 정치범 수용소 수감 등 가혹한 처벌이 뒤따른다는 겁니다.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10일 국무부에서 '2015 국제 종교자유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부가 종교 자유를 부인할 경우 아무 잘못도 없는 시민들을 범죄자로 만들어 경멸, 절망, 소외를 일으키는 긴장을 촉발시킨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 “When a government denies religious liberty, it turns citizens who have done nothing wrong into criminals, igniting tension that breeds contempt, hopelessness, alienation.”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02년 유엔 인권위원회에 종교별 신도 규모를 천도교 1만5천 명, 기독교 1만2천 명, 불교 1만 명, 가톨릭 800 명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유엔은 실제로는 북한에 20~40만 명가량의 기독교 신자가 있을 것으로 본다는 추산치도 소개했습니다.

반면 주체사상과 김 씨 일가 우상화는 국가이념 형태로 자리잡았으며 전국에 주체사상 연구소가 10만 개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지정한 교회를 5개로 명시했습니다. 지난해 보고서에 포함된 봉수교회, 칠골교회 외에 제일교회를 추가했고, 그밖에 장충성당, 성삼위일체 러시아 성당을 나열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공식 종교기관이 외부 선전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고 주민들의 출입도 엄격히 제한된다는 한국 통일연구원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일반 주민들은 이들 교회를 “외국인 대상 관광장소”쯤으로 여긴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보고서는 특히 지난해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북한에서 억류돼 “반국가 종교 활동”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종교 활동에 연관된 다른 외국인들 역시 추방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자유를 평가해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2001년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처음 지정한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