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미-한 연합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이 지난주에 시작됐습니다. 두 나라는 이 연습이 방어적 성격의 연례훈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북침연습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한 연합훈련의 이모저모를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22일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유사시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는 지휘소 훈련으로 올해는 미군 2만5천 명, 한국 군 5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 연습은 유엔군사령부가 1954년부터 실시한 ‘포커스 렌즈’와 한국이 1968년 북한 특수부대의 청와대 습격 사건 이후 시작한 을지연습을 합한 겁니다.
미-한 당국은 지난 1976년 두 연습을 통합한 뒤 2008년 이름을 지금의 을지프리덤가디언으로 바꿨습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이 연습이 1953년 10월에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일환으로 정전협정에 근거해 실시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이 연습이 정전협정에 준수해 실시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해마다 연습을 참관하고 있습니다.
또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매년 연습 때마다 판문점을 통해 북한 군에 연습 일정과 연습이 비도발적 성격임을 통보하고 있습니다.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런 배경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쿡 대변인] “The exercise we are doing with South Koreans, which are defensive in nature…”
을리 프리덤 가디언 연습은 미국과 한국이 1976년부터 해마다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으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실제로 연습은 북한 군이 공격하는 모든 형태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이에 대응하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조짐을 보일 경우 선제 공격하거나 요격하는 연습에서부터 GPS 전파 교란과 사이버 테러, 장사정포 공격에 대한 대응과 주민대피 훈련 등 연습 내용이 다양합니다.
특히 이런 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가정해 빠르게 대응하도록 숙지하는 게 핵심이라고 두 나라 군 관계자들은 설명합니다.
을지프리덤가디언과 함께 미국과 한국이 실시하는 대표적인 연습으로 매년 상반기에 실시하는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이 있습니다.
키리졸브는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둡니다.
지난 1976년에 시작된 팀 스피리트 훈련이 1994년에 전시증원연습 (RSOI)으로, 다시 2008년부터 키리졸브란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주 중요한 결의’란 뜻의 키리졸브 연습은 유사시 증원되는 미군이 어떻게 한반도에 도착해 전장에 투입되는지를 연습하는 겁니다.
독수리훈련은 1961년부터 두 나라가 시작한 기동연습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키리졸브가 병력 동원이 없는 지휘소 훈련인 반면 독수리훈련은 실제 병력과 무기체계가 동원되는 대규모 훈련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했던 2013년의 경우 B-52 폭격기와 핵잠수함 등 미군의 전략무기들이 훈련에 투입되기도 했었습니다.
두 나라는 이런 대규모 연습과는 별개로 육.해.공.해병대들이 함께 크고 작은 연합훈련을 하고 있고, 밖으로는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 (RIMPAC) 등 다양한 다국적 훈련에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방어적 성격의 억제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런 군사연습이 북침훈련이라며 해마다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의도적으로 정세를 전쟁에 몰아가고 있는 것에 대응하여 필요한 임의의 시기에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식 보복성전을 개시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올해도 어김없이 인민군 참모부를 필두로 외무성, 조평통의 담화를 통해 훈련이 “핵전쟁 도발 연습”이라며, 사소한 침략 징후라도 보일 경우 핵 선제타격을 퍼부을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그러자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정권이 연습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을 왜곡, 비난하는 데 대해서 강하게 유감을 표합니다.”
워싱턴의 미 당국자들은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주장은 위기를 고조시켜 정권 유지를 위해 체제를 결속시키려는 전형적인 행태라고 지적합니다.
미 국방부의 피터 쿡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북한 정권의 위협적 수사는 과거에도 줄곧 들었던 것으로 새삼스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쿡 대변인] “We have seen the rhetoric from North Korea. We’ve seen that rhetoric in the past…”
쿡 대변인은 북한 당국이 이런 위협적 수사보다 한반도의 긴장을 낮추는 행동을 할 때 미국도 이를 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