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 북한 핵·미사일 대응 사상 최대 국방예산 편성

일본 자위대가 지난 6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에 대응해 도쿄 방위성 건물 주변에 패트리엇(PAC-3) 지대공 요격미사일을 배치했다. (자료사진)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점증하는 핵·미사일 능력 등에 대응해 내년도 국방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책정했습니다. 특히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에 많은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방위성은 31일 5조1천700억엔, 미화 438억 달러에 달하는 내년도 방위예산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의회가 이 예산안을 승인할 경우 아베 신조 정부에서 5년 연속 방위비가 증가하는 것이며, 올해 예산보다 2.3 퍼센트가 증액되는 겁니다.

일본 방위성의 이런 예산 증액은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본은 이달 초 발표한 연례 방위백서에서 두 나라의 위협을 우선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의 개선을 통해 대담해져 더 심각한 군사 도발을 감행할 수 있고, 이는 일본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중대하고 즉각적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예산 편성 내역을 보면 이런 북한의 위협 대응을 위한 조치들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우선 저고도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 3(PAC-3)의 사거리와 정확도를 2020년까지 강화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편성했습니다.

또 미국과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요격미사일 (SM-3 블록2A) 도입을 위해 1억4천만 달러,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 위협 감시 능력을 강화한 새 잠수함 건조에 7억3천5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새 잠수함은 특히 적 잠수함의 움직임을 조기에 포착하는 수중음파 탐지 능력과 잠수함 자체의 소리를 흡수해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일본 방위성은 이와는 별도로 함대공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첨단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 전투기 구입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서 도입을 추진 중인 F-35 스텔기 전투기. (자료사진)

한편 한국 정부 역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국방비를 사상 최대 규모로 책정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국방비를 40조3천337억원, 미화 361억 달러로 책정했습니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4% 증가한 것으로 국회가 이를 승인하면 한국의 국방비는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서게 됩니다.

한국은 특히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인 KAMD 구축사업에 올해보다 40퍼센트 증가한 5천331억원, 미화 4억7천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점증하는 데 따른 것으로 조기경보 체계와 요격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한국은 또 북한 정권의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 폭발물 처리장비 등 대테러 능력 강화에 올해보다 2.5배 늘어난 256억원, 미화 2천200만 달러로 증액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어 2020년 중반에 완료할 계획인 한국형 전투기 (KF-X) 개발 사업에는 3천30억원, 미화 2억7천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