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 해외노동자 인권 문제, 국제사회와 다각 대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건설 현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북한 해외 노동자의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 들어서만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가운데 적어도 4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 선남국 부대변인은 20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매우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선 부대변인은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가 강제노동에 해당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처를 권고하는 등 국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선남국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선남국 부대변인/ 한국 외교부]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매우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는 북한 당국으로 외화 유입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인권 침해 측면에서 국제사회의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

또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도 지난 3월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의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북한 해외 노동자의 인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의 `연합뉴스'는 20일 북한의 해외 노동자 실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과도한 노동과 작업장의 안전장비 미비 등으로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해외 노동자들은 엄격한 통제와 과도한 임금 착취, 그리고 비인간적 대우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으로 자살 사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와 쿠웨이트, 중국, 몽골 등지에서 올해 들어 적어도 16건의 산업재해 등 각종 사고와 자살, 질병으로 적어도 40명이 사망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러시아에서 13명의 북한 근로자가 숨졌습니다.

지난 1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하던 북한 근로자 1명이 근무환경과 생활고를 비관해 숙소 옥상에서 스스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또 지난 8월 북한 대외건설지도국의 러시아 이르쿠츠크지사 소속 근로자 1명이 건설현장 3층에서 추락사했고, 7월 토블스크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북한 근로자 2명이 화물 승강기에서 추락사했습니다.

북한 해외 노동자들은 이와 함께 북한에 송금해야 할 상납금 인상과 간부들의 착취 등으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모 기관 러시아지사는 본부의 상납금 독촉이 심해지자 현지에서 대부금을 받아 송금했고, 중국 내 북한 지사원들은 한 사람 앞에 상납금이 기존 한 달에 100 달러에서 300 달러로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현재 전세계 40여개 나라에 근로자 약 5만8천여 명을 파견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