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근 시행에 들어간 북한인권법에 따라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북한인권기록센터가 오늘(28일)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향후 북한 지도부에게 인권 침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인권법 시행에 따라 28일 서울에서 문을 연 북한인권기록센터는 탈북자 면접 조사 등을 통해 북한 인권 실태를 체계적으로 조사, 기록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는 특히 북한 내 인권 범죄 기록들을 모아 3개월마다 법무부에 설치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로 넘깁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내 인권범죄 기록을 축적함으로써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 서두현 초대 센터장입니다.
[녹취: 서두현 센터장 /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 “정부가 관련 부처와 기관과 협업해서 공신력 있는 북한 인권 관련 기록을 체계적으로 생산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하는 것이 민간이 하는 것과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이규창 박사는 무엇보다 북한 지도부를 압박하는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이규창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북한인권기록센터는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 반인도 범죄나 집단 살해죄를 더 이상 저지르지 못하도록 일종의 압력을 가하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가 있겠고요. 그리고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일반 주민들에 대해서도 구제를 해줘야 하는데 기록을 남겨야 보상 또는 복권을 해줄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는 기획연구과와 조사과로 구성됐고 직원은 14명입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 개소식에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유호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비롯해 이정훈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와 김용현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 그리고 시나 폴슨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북한인권법 시행에 따른 정부 조직 개편을 연일 맹비난해 온 북한은 북한인권기록센터 출범으로 비난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5일 박근혜 한국 정부가 기구개편 놀음을 통해 통일부를 반통일부로 공식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다른 대남 선전 매체인 ‘조선의오늘’도 지난 24일 통일부가 동족에 대한 모해와 대결에 광분한다면 초래될 것은 전쟁밖에 없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20일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법 시행에 매달림으로써 남북관계는 전쟁발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13일 북한인권기록센터와 함께 통일부 내에 북한인권과를 포함한 공동체기반조성국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신설되는 통일부 북한인권과는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북한 인권단체와 국제기구 등과의 교류와 협력 그리고 북한인권증진 자문위원회 운영을 맡게 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