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정원 "북한, 올해 핵·미사일 개발에 2억 달러 투입"

지난 6월 북한 노동신문이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소식을 게재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군 간부들이 환호하고 있다.

한국 정보 당국은 북한이 올해 핵과 미사일 등 전략적 도발에 2억 달러를 투입했고, 한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크게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 불안으로 독극물 탐지장비를 수입하는 등 경호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북한이 올해 핵과 미사일 개발 등 전략적 도발에 2억 달러를 썼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새누리당 이완영,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간사가 전했습니다.

이 원장은 또 북한 최고 지도자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의 대성은행 금고 자금이 고갈됐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제재의 가장 큰 효과는 엘리트층 사이의 체제 회의감과 북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원장은 이와 함께 북한의 올해 대남 사이버 공격이 지난 3년 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주요 국가기관과 방산업체, 외교안보 분야 공무원 등을대상으로 한 자료 절취 목적의 해킹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이후 일시적으로 자제했던 숙청도 재개해 올 들어 지난달까지 64명을 공개처형했다고밝혔습니다.

이처럼 폭정이 계속되면서 엘리트층의 충성심이 약화되고 있고 체제 감시기관까지 돈벌이에만 급급해 부패가 극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간사입니다.

[녹취: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간사 / 국회 정보위원회] “북한의한 간부는 김정은에겐 생사를 함께 할 심복이 없으며 권력층조차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충성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북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도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정권의 불안정성이 벼랑 끝 위기로 가고 있다고 국가정보원은 분석했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근황과 관련해선 신변 불안이 가중되면서 외부 행사 일정과 장소를 갑자기 바꾸는가 하면 폭발물과 독극물 탐지장비를 해외에서도입하는 등 경호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파악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의 몸무게가 정권 출범 당시인 2012년에 90kg 정도였지만 지금은 무려 130kg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무절제한 과식과 과음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이완영 간사입니다.

[녹취: 이완영 새누리당 간사 / 국회 정보위원회] “김정은은매주 3~4회 밤을 새워 술 파티를 하고 있으며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자제를 못한다는 한 (북한) 해외공관원의 증언도 (국정원이) 언급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 속해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은 권력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채 감시를 받고 있고 정신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은 김정철이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이고, 호텔 방 안에서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정철은 또 지난해 겨울 김 위원장에게 제 구실도 못하는 자신을 품에 안아 보살펴 주신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내용의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고 국가정보원은 설명했습니다.

김정철은 또 동병상련의 처지인 고모 김경희를 가끔 방문해 안부를 묻곤 한다고 국가정보원은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에 대해선 권력남용이 심하다고 국가정보원은 밝혔습니다.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인 김여정은 간부들의 사소한 실수에도처벌하는 등 권력을 무분별하게 행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국가정보원은 김여정이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외부 공개활동은 하지 않고 있으며 임신 여부나 신병치료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