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한일 외교차관협의회..."대북 제재 중국 압박"

지난해 7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제4차 미한일 외교차관 협의회에서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왼쪽부터),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임성남 한국 외교부 제1차관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하와이 방문 중 회의장을 찾았다.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 외교차관협의회가 내일(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립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한 제재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중국의 적극적인 대북제재 동참을 압박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임성남 한국 외교부 제1차관, 그리고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27일 일본 도쿄에서 회동합니다.

26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들이 수석대표로 참여하는 외교차관협의회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와 추가 도발시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이뤄질 예정입니다.

미-한-일 외교차관협의회는 지난해 4월 워싱턴에서 첫 회의가 열렸고 올 들어서도 1월과 4월, 7월에도 열려 이번이 다섯 번째로,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세나라 간 협력체계로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이번 회의에선 무엇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안 도출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각국별 독자 제재 강화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정세를 점검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 논의 중인 안보리 추가 결의안, 그리고 동시에 한국 미국 일본이 각자 준비하고 있는 대북 독자 제재 이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엮어낼지에 대한 토론이 가장 중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대북 독자 제재 방안으로 북한과의 거래에 관여하는 중국 등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이에 대한 조율 결과가 주목됩니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는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4일 북한을 방문했고 이보다 앞서 21일부터 이틀 간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미국 전직 당국자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비공식 회동을 가진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류 부부장의 방북 시점에서 미-한-일 고위급 외교 관리의 회동이 이뤄짐으로써 고강도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압박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민생 부분을 포함하는 추가적인 제재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일이 공통된 하나의 목소리로 강력한 대북 압박을 촉구하고 중국의 협조를 촉구하는 이런 모양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특히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은 세 나라 차관협의회를 마친 뒤 서울을 거쳐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기업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미-한-일 독자 제재를언급하며 강력한 안보리 대북 제재에 동의할 것을 중국 측에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편 평양을 방문 중인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5일 북한 측과 국경공동위원회 3차 회의를 가졌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회의에서 양국 간 국경 관계 사업 등을 토의했다며 이밖에 또 다른 문제들이 논의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북-중 관계 전문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박사는 이번 북-중 간 접촉에서 북 핵 문제와 안보리 대북 제재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녹취: 박병광 박사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지금 미국이나 한국은압박 일변도로 나가고 있으니까 거기에 대해서 북한의 생각은 어떻고 내구성은 얼마나 되는가 등 북한의 상황을 두루두루 청취하고 파악할 의도가 있고때마침 직전에 쿠알라룸푸르에서 북-미 접촉이 있었으니까 중국으로선 북-미 간 모종의 관계 전환이 있는가 또는 대화 모드로의 전환이 있는가 파악할필요가 있겠죠.”

전문가들 사이에선 평소 관심을 끌지 않았던 북한과의 국경 문제에 중국이 류 부부장과 같은 고위급 인사를 파견한 것은 미-한-일의 압박 일변도 대북 접근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