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외국인들이 평양 이외 지역에서도 고려링크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전화로 외부와의 통화 뿐아니라 인터넷 사용도 자유롭게 하고 있는데요, 특히 고려링크가 판매하는 심카드를 USB에 끼운 뒤 노트북에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내 외국인들이 북한 주요 대도시 지역에서 북한 휴대전화 업체인 고려링크가 판매하는 심카드 (Sim)를 이용해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평양주재 외교관은 1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함경북도 청진 등 북한의 많은 지역에서 고려링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교관은 수해 지원 감시를 위해 함경북도 지역을 방문했다며, `VOA’에 이메일을 보낼 당시 청진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청진에서 고려링크 서비스를 이용해 이메일을 보냈다는 겁니다.
특히 고려링크가 판매하는 심카드를 USB에 끼워 노트북에 연결하면 고려링크 신호가 잡히는 지역이면 어디에든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교관은 고려링크 신호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 강성네트 신호가 잡히는 경우도 있는데, 강성네트 신호로도 인터넷이 작동되는지는 사용해보지 않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또 외국인 전용 심카드로는 어떠한 신호도 잡히지 않는 지역도 여럿 있다며, 특히 무산군과 온성군, 연사군, 회령시 등 두만강 유역 지역에서는 북한 당국의 전파 방해가 매우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도 중국 휴대폰 심카드를 이용해 인터넷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외교관에 따르면 고려링크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 이용료는 월 2GB를 이용하는 데 미화 140달러 입니다. 미국의 이동통신 서비스인 버라이즌의 경우 인터넷 2GB를 한 달 사용하는 데 30달러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5배가량 비싼 겁니다. 심카드와 USB를 구입하는 데는 200달러 정도 든다고 이 외교관은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여행사 ‘우리투어스’의 안드레아 리 대표도 앞서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고려링크가 판매하는 3G 심카드를 이용해 평양 뿐아니라 일부 지방 도시에서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드레아 리 대표] “It works all over the capital and it works in some of the other cities…”
평양에서는 어디서나 신호가 잡히고 지방 도시들은 물론 한계가 있지만 원산과 남포, 함흥 등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또 일부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에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고 리 대표는 말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의 김연호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외국인들에게 손전화 뿐아니라 노트북 컴퓨터로 이동 중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연호 연구원] “지방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는 데서 의미가 있는 것 같고, 외국인 입장에서는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외부와 인터넷을 통해 어떤 정보를 교환하는지를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적 이점이 한편으로는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이집트의 오라스콤 텔레콤이 체신성과 합작해 설립한 ‘고려링크’를 통해 평양 등 주요 도시에서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려링크 가입자는 2012년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5년 말에는 3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