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시아재단, “한·일 주둔 미군 철수, 핵무장 초래할 것” 경고

서울 용산의 주한 미군 기지. (자료사진)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 철수는 장차 두 나라의 핵무장을 초래해 동북아시아를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미국의 민간단체가 경고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전략을 재고해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고 북한의 비상사태에도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아시아재단이 15일 아시아 내 미국의 역할을 진단하는 새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와 미국의 전직 관리들과 학자 8명이 주도해 작성했으며 차기 미 행정부의 역할에 대한 아시아인들의 시각과 전략 제안들을 담고 있습니다.

100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특히 내년에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에 10개의 핵심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네 번째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어느 때보다 임박한 위협으로 수 년 안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 본토를 공격할 능력을 확보할 것이기 때문에 전략 재고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 는 실패했다”며 차기 행정부는 “강력한 국제 제재 이후에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궁극적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저자 중 한 명인 한국의 윤영관 전 외교부장관은 대북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한편 6자회담을 이란 핵 합의를 이끌었던 P5+1 협상 구도로 바꾸는 게 유용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또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 등에 대해 북한과 포괄적 대화가 필요하다면서도 평화협정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미국이 반드시 한국정부와 사전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차기 미 행정부가 북한의 갑작스런 급변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북한의 다양한 비상 사태 상황에 대비해 준비를 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과 중국 등 핵심 당사국들과 협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도중 여러 번 언급했던 이른바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에 따른 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과 관련국의 국익을 해치는 것은 물론 엄청난 지역 불안정을 촉발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의 철수는 두 나라의 핵무장을 야기해 동북아를 더 위험한 지대로 만들고 비확산 조약 체계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이런 상황에서 북한정권의 오판으로 인해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점증하는 역내 안보환경의 불안정은 아시아 내 미국의 경제 이익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차기 미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어공약을 재확인하고 역내 질서를 위한 미국의 지도적 역할을 약화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했습니다.

아시아재단은 세계 인구의 61%, 세계 30대 도시 중 절반이 아시아에 있고 미국의 핵심 교역국들 역시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며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 중시 정책을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아시아재단은 한국 등18개 아시아 국가와 워싱턴에 사무소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다양한 사업에 9천 5백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