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미국의 북 핵 정책에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과의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북한의 도발엔 군사적 타격도 불사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보도합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치광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러면서도 북한과 직접대화 가능성도 열어 놓았습니다.
지난 5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화할 것이고,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나와서도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There is 10% or 20 % chance…”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의 김 위원장이 ‘그 망할 핵’을 포기하게 할 수 있는 10% 내지 20%의 가능성이 있다며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박사는 트럼프 당선인은 북 핵 문제 해법으로 오바마 현 행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에서 벗어나 북한과 담판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언급한 한국의 핵 무장 허용이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카드로 삼아서 북한과 이제까지와는 다른 큰 차원의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이 북 핵과 관련한 한반도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녹취: 남광규 박사 / 매봉통일연구소] “군사적 옵션이든 아니면 큰딜(협상)을 해서 양측이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선으로 합의하든 어떻게든 북 핵 문제에 결말이 나올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봐요.”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북한이 이런 노력에 호응하지 않거나 도발을 반복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은 물리적 공격을 서슴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 북한학과] “일정한 북한의 위협이 통제 가능한 위협일 경우 미국이 활용한 측면이 있었는데 트럼프의 경우엔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선 방관하지 않고 군사력 등을 사용해서라도 막으려 할 거에요.”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00년 개혁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펴낸 저서 ‘우리에게 걸맞은 미국’에서 북한의 원자로를 정밀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당선은 미-한 동맹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일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미군철수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내비쳤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한국이 스스로 핵 무장도감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박사는 한국 측이 방위비 분담을 늘리지 않을 경우 미 지상군의 부분 철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남광규 박사 / 매봉통일연구소] “한-미 동맹의 근간은 유지하겠죠. 그러나 그동안 유지해왔던 지상군 위주의 한-미 동맹 구조에는 큰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스스로 안보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핵 무장을 허용하겠다는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앞으로 한-미 동맹은 한국이 한국의안보를 위해서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맡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의 핵 무장에 대해 열린 태도를 가지고있기 때문에 만약 북한의 핵 위협에 직면해서 한국이 핵 무장을 하겠다고 했을 때 미국이 이를 용인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새 행정부가 실제로 한국의 핵 무장을 인정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한국 측이 자국 안보에 보다 많은 부담을 안게 되면 미국과의동맹관계가 보다 균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