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어린이날’ 입니다. 북한 당국은 자국이 어린이들의 천국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은 지난 1954년, 11월 20일을 세계 어린이날로 지정하고 이 날을 전세계 어린이들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특히 1959년 11월20일에는 유엔총회가 아동권리선언을 채택했고, 1989년11월20일에는 유엔총회에서 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되는 등 전세계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세계 196개국이 어린이가 누려야 할 권리를 담은 유엔아동 권리협약을 지지하고 있고, 북한도 1990년 이 협약을 비준했습니다.
북한은 또 헌법과 각종 법률을 통해 어린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노래 ‘세상에 부럼 없어라]
북한은 ‘세상에 부럼 없어라’라는 구호까지 만들어가며 북한이 어린이들의 천국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은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 고아를 구출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는 지난해 워싱턴에서 북한 어린이들의 생활상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어린이들에 대한 조직적인 강제노동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돌을 깨고 도로를 건설하는 데도 10살 이상 된 아이들을 다 동원시켜 일을 시키고 있기 때문에 수업에 치중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원하면 아이들도, 북한에 돌격대라고 있는데, 이렇게 아이들도 돌격대처럼 일을 하게 하는 장면들을 굉장히 우리가 많이 보게 됐죠.”
미 국무부도 올해 발표한 북한인권 보고서에서 학생들이 공장이나 농장에 동원된다며, 이 같은 강제노동이 학생들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또 수많은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수용소에 수감돼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서울에 정착한 탈북자 오드리 박 씨는 지난 16일 캐나다 상원 청문회에서, 어머니와 함께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11살 때 북송돼 노동단련대에 수감됐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오드리 박] “During the day, everyone was forced to work on construction sites and farms……”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낮 동안에 건설현장이나 농장에서 강제노동을 해야만 했다는 겁니다.
북한 어린이 인권 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것 중 하나는 식량 문제입니다.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으로 과거보다 상황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는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북한 주민 1천100만 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00만 명이 18세 이하 어린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올해 발표한 ‘2016 대북 인도주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에서는, 2012년 현재 북한 어린이 27.9%가 영양실조로 발육부진 상태이고, 4%는 체력저하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5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인권 결의안은 북한의 많은 어린이들이 기본적인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 등 인권과 근본적인 자유를 유린 당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인권 유린을 중단할 것을 북한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최근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은 국제아동협약에 따라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