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풍경] 트럼프 당선인 불체자 추방 발언, 탈북자들 불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자료사진)

한주간 북한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풍경’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미국 내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추방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 가운데 신분이 불확실한 탈북자들은 이 소식에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뉴스풍경 오디오] 트럼프 당선자 불법체류자 추방 발언, 탈북자들 불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 민간단체 탈북망명자지원회는 미국 내 탈북자들의 수를 대략 400여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들 가운데 중국이나 제3국에서 망명신청을 하고 난민자격을 받아 입국한 사람의 수는 204명, 나머지는 한국을 거친 한국국적자들로 미국 내 재정착을 원하는 탈북자들 입니다.

탈북망명자지원회 대표인 로버트 홍 변호사는 2004년에 제정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2008년에 수정될때 한국을 거친 탈북자의 미국 망명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추가됐고, 이후 한국 국적 탈북자들은 미국 내 재정착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한국 국적을 가진 탈북자들의 미국행은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난민자격이 없는 탈북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2012년 한국에 입국한 40대 탈북 여성 한씨는 현재 4년 째 불법체류자로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요, 난민자격으로 미국에 온 탈북 남성과 한국에서 결혼하고 같은 해 미국에 왔습니다.

한 씨는 남편이 올 해 시민권을 받으면 자신의 신분문제가 해결된다는 기대로 살고 있지만 미국의 대선 결과로 인해 불안함 속에 살고 있다고 VOA에 말했습니다.

북한에 아들을 남겨두고 온 이 여성은 VOA에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서 불법이민자 내 보낸다 하니까 당황했다”며 “만약 남편이 시민권을 받기 전에 자신이 추방된다면 다시 한번 가족과 생이별하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불법체류자로 살고 있는 40대 탈북남성은 북한에서 갈고 닦은 기술을 한국에서는 인정을 해 주지 않는데다 북한사람을 무시하는 한국이 싫어 미국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40대 탈북자]“돌아가기가 싫거든요. 그래서 내려 앉은 거예요. 나름대로 미국은 인정을 받고 있어요, 불법이라고 해도. 기술적인 인정은 해주거든요. 북에서 왔건, 남에서 왔건, 개의치 안잖아요. 차별은 없어요.”

이 남성은 4년 동안 미국 내 한국회사에서 일하면서 돈도 제법 모았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은 그에게 우울한 소식이 됐습니다.

[녹취: 40대 탈북자] “트럼프 당선 소식 듣고 심적으로 더 무거워지죠.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강화가 된다고 하니까. 상황이 힘들어 집니다. 주변에서 걱정하고, 회사 자체도 옆에 있는 분들도..”

이 남성은 망명신청을 하고 싶었지만 변호사가 난민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해 포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자신을 추방해도 한국이 아닌 제3국으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탈북자 부부는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다 수년 전 이민국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고 다리에 위치추적장치GPS를 달고 살았습니다.

김 씨 부부는 거주 지역 내 변호사의 도움으로 1년 반 만에 GPS를 뗄 수 있었다면서 미국 정부가 자신들은 난민으로 인정해 줄 것을 바랬습니다. 어디를 거쳐왔든 탈북자들은 북한정권의 박해를 받는 인권보호 대상자라는 이유에서 입니다.

[녹취: 50대 탈북자] “자다가도 삐삐 거리고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어요. 영주권주나 하고 갔더니 다리에 GPS를 채우더라고요. 미국이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라고 왔는데..”

로버트 홍 변호사는 김 씨 부부의 경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홍] “워킹퍼밋은 줘야 하잖아요. 안 나간 상태니까. 명령은 내려 졌고 먹고 살아야 하니까. 돈을 줘서 먹이 던지 해야 하니까, 조건부로 워킹퍼밋을 줄 수는 있어요.”

그러나 홍 변호사는 미국 내 탈북자들 가운데 불법체류자들은 사실상 극소수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을 거쳐온 탈북자들은 오자마자 난민자격을 얻기 위한 망명신청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홍] “탈북자들이 불법체류로 있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망명신청을 했기 때문에, 펜딩 상황은 법적으로 타당하죠. 항소하고 항소하고.”

홍 변호사는 탈북자들이 난민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망명신청을 하지만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수년 동안 합법적인 신분을 유지하는 하는 것 만도 다행스럽게 여기는 탈북자들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홍 변호사는 망명신청 탈북자들은 불법체류자가 아니며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도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강경한 이민정책을 내세우는 차기 정부에 대한 불안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데이비드 김씨는 망명신청한지 5년이 넘었다며 불확실한 신분 때문에 자식의s 앞날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김] “아직까지 스포츠를 해도 미국을 응원합니다. 오히려 미국에 대한 애국심이 더 높은 거죠. 젊은 애들은 최소한 여기서 안정적으로 공부하고 아이들이 미국을 위해서 일할 애들이니까, 불안하지 않게 마음 편하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홍 변호사는 난민신청을 해 놓고 수 년 동안 대기 상태에 놓여있는 탈북자들이 난민지위를 받도록 미국 의회에 수 천장의 탄원서를 보내고 시위를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홍] “로비를 했는데, 좀 기다리라고, We’ are working on it. Push 하지 말라고, 부정적인 결과가 나 올 수 있으니까.”

홍 변호사는 망명신청 상태를 연장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 탈북자들의 망명신청을 돕고 있는 쥬디 우드 변호사는 미의회를 상대로 한 민간차원의 노력과 북한인권문제에 국제사회 인식이 생기는 상황이 실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쥬디 우드 변호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탈북자 망명신청 건 수 가운데 현재 10여명의 망명신청이 심사보류 상태이지만 한국을 거친 15명의 탈북자들이 난민자격 받은 상태라고 VOA에 말했습니다.

우드 변호사는 망명 심사과정에서 북한정권에 의해 학대당하고 고통을 겪었던 탈북자들의 인권상황이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진 이유라며 미국 내 탈북자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