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식량부족국 재지정..."올해 부족분 77% 미확보"

지난 10월 북한 황해남도에서 농부들이 곡식을 수확하고 있다. 북한 동영상 화면을 캡처했다.

유엔이 북한을 또다시 식량부족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부족분의 23%를 확보하는데 그쳤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8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4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지원이 필요한 39개 식량부족 국가에 포함시켰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부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불충분하다며, 대부분의 주민이 식량 부족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8월 말과 9월 초 함경북도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텃밭과 건물 등이 파괴되는 등 피해가 컸다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 산하 ‘세계정보, 조기경보국’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아시아 지역 담당관은 ‘VOA’에, 이번 홍수로 함경북도 농경지 2만 7천 헥타르가 훼손됐고, 주로 쌀과 옥수수가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슬렛 담당관] “The impact was very severe. Again, second consecutive year, flood destroyed what they had food stock even small animal, they were already vulnerable. Food security situation was already very bad and the flood made situation deteriorated…"

중국 접경 회령시 인근의 홍수 피해 후(왼쪽)와 전 위성사진. 다리 아래 강물이 크게 불었고, 논밭이 토사로 뒤덮여 있다. 구글어스 이미지.

코슬렛 담당관은 피해 농지가 전체 북한 농지의 2%에 불과하지만, 함경북도 주민들은 이미 지난해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곡물 생산량 감소로 식량 부족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식량 손실도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이라는 설명입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또 북한이 올해 외부 지원이나 수입으로 충당해야 할 식량 부족량이 69만4천t에 이르지만, 10월 기준으로 23%가량인 16만3천t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식량농업기구가 지정한 39개 식량부족 국가는 아프리카 지역이 28개 나라로 가장 많습니다. 아시아 지역은 북한을 비롯해 이라크와 시리아, 예맨,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네팔 등 9개 나라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