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북한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풍경’시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6년 미국에 탈북 난민이 입국했습니다. 2004년 미 의회의 북한인권법 시행 후 처음 탈북자들이 미국에 난민자격으로 들어오게 된 것인데요. 북한인권단체가 미국에서 탈북난민 미국 정착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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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 최] “누구의 도움도 바라지 않고 자기가 열심히 하는 것 만이 최고의 살 길이다. 본보기를 보여야겠다. 우리는 다른 케이스보다도 특별한 케이스잖아요. 우리가 잘 해야죠.”
지난 2006년 5명의 탈북자들과 함께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했던 탈북 여성 최 씨의 목소리입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최 씨가 지난 6일 ‘미국 내 탈북 난민 정착 10주년 기념’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4살 난 어린 아들과 함께 참석한 최 씨의 모습은 시간제로 일하며 먹고 살기 바빴던 10년 전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 시에서 해산물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 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충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탈북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 모 씨] “ I’vw watched Korean Drama, and shocked, they have freedom , they can do whatever they want…”
드라마에서 나온 남한 청년들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고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어 탈북했다는 설명입니다.
최 씨는 탈북을 결심하고 한국행을 꿈꿨지만 어차피 낯선 나라에서 새 삶을 시작할 거면 세계 최강국에서 살아보고 싶어 미국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10년 전 빈 주먹으로 미국에 와서 힘든 정착 과정을 거쳤지만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업가로 살수 있게 됐다며 기회를 준 미국 정부에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최 모 씨] “I had nothing but now I have two children and my own business…”
행사에 주인공으로 참석한 20대 탈북남성 서 모 씨는 7년 전 미국에 입국했고 현재 일본식 초밥 집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탈북 후 중국에서 경험한 이야기 등을 나눴습니다.
서 모 씨는 VOA 에 미국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 씨] “여기에서 나에게 기회를 주었지 않습니까? 그 다음은 내 몫이잖아요. 내가 열심히 해서 성공하면 그게 내 몫이니까요. 좋습니다 여기 차별하는 것도 없고..그냥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
서 씨는 자신에게 성공적인 삶이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0대 탈북여성 김 씨도 미국에서 정착한 이야기 등을 소개했는데요, 김 씨는 현재 미국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에 5년 째 거주하며 대학교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병원 간호사로 일했다고 말하는 김 씨는 아들의 이름을 ‘통일’이라고 지었다며 미국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 가는 것이 현재 자신이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날 미국 내 탈북민 정착 10주년 행사는 한국 내 민간단체인 정치범수용소피해자협회 '노체인'이 주관했습니다.
탈북자들의 미국정착 10년을 기념하는 이 행사에는 미 국무부 로버트 킹 북한인권 특사가 참석해 행사에 탈북자들의 그간의 노력을 치하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킹 특사] “The culture is different, the language is different, the assistance the government provides is more limited than what it is in South Korea..”
한국 내 3만 명 탈북자에 비해 숫자도 적고 정부 지원도 제한적이지만 문화와 언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선택하는 북한 사람들이 있다며 자유를 찾아온 탈북자들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킹 특사는 그러면서 미국정부는 대북 인권개선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킹 특사] “we’re going to continue to press them on the human rights issue in as many international forums as we can, and will continue that effort..”
킹 특사는 209명이라는 미국 내 탈북난민 수가 적다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한국이든 미국이든 그들의 선택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며 그들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킹 특사] “Do I go to South Korea, do I go to the United States, you can’t criticize them for the choice they make. It’s their choice..”
킹 특사는 이번 주말에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논의 될 것이라며 전세계가 북한정권의 인권탄압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과 로버트 킹 특사의 연설이 끝나고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해외 주재 한국언론, 북한인권운동가 등 참석자들은 여러 질문을 던졌는데요, 탈북자들이 북한과 탈북 과정에서 겪은 육체적 정신적 상처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관련 질문을 받은 탈북여성 김 씨는 대답을 하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최 씨 역시 정착기간 동안 우울증에 힘들었던 경험을 나누며 탈북자들은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자신들의 정신 상태를 돌아 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미국 내 탈북자들에게도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탈북자 정착지원 기관인 ‘하나원’ 같은 체계적인 정신치유 상담 시설이 필요하다는 대 공감했습니다
이 날 행사를 주관한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이런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국에서 잘 정착하고 있는 탈북자들이 대단하다며 성공해 통일에 기여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내 탈북 난민 정착 10주년 기념행사는 로버트 킹 특사와 참석자들이 함께 ‘10주년 기념’이라는 글씨가 적힌 케익에 촛불을 밝히며 막을 내렸습니다.
촛불 앞에선 탈북자들은 잠시 눈을 감고 각자 소망하는 바를 빌었습니다.
[녹취: 최 씨 ] “20-30년 후에는 더 많은 발전을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저희들은 항상 사명감이 있는 거 같아요. 먼저 선구자들처럼 나중에 그 나라에 가서 변화를 줄 수 있는 리더로 준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스스로가 생각하거든요. 행동 하나하나 할 때 신중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