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북한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풍경’시간입니다. 미 의회 내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 가운데 한 명이며 한국전참전 용사 출신 찰스 랭글 의원이 46년 정치생활을 마무리 합니다. 퇴임을 앞둔 랭글 의원을 위한 행사가 미 하원에서 열렸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저녁 5시 워싱턴 미 하원 롱우드 하원 빌딩 1층 세입세출위원회 회의실에 삼삼오오 모인 미국인들이 담소를 나눕니다.
76년 전 이날 한국전에 참전했다 크게 부상당한 찰스 랭글 의원의 업적을 기리고 축하하기 위해서입니다.
찰스 랭글 뉴욕주 연방하원의원은 흑인으로서는 처음 의원직에 당선된 인물로 총 23선을 지냈습니다.
올해로 86세인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 찰스랭글 연방하원의원은 이미 올해 말로 정치인생을 은퇴할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이날, 200여명의 참석자들은 찰스 랭글 의원의 은퇴기념 행사장에 모였고 랭글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부터 랭글 의원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캐리 브레이든박 세입세출위원회 민주당 보좌관은 VOA에 지난 2007년 랭글 의원에 의해 채용됐고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레이든바흐 보좌관은 랭글 의원은 매우 지도력 있고 열정적인데다 사람들을 잘 돌보는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떠나게 돼 아쉽고 섭섭하다고 했습니다.
[녹취: 케리 브레이든바흐] “ I am very sad we will gonna miss his present, laughter his wit..
미 연방 공무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60대 흑인 여성인 탈리스 알랜씨는 자신은 오하이오 주에서 왔다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랭글 의원을 지지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털리 앨리스]” I have read about him ever since I was high school I followed him
앨리스 씨는 랭글 의원을 볼 수 없게 된다면 그의 성품이 가장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행사장이 사람들도 가득 찰 때쯤 찰스 랭글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참석자들은 “찰스 랭글 의원의 46년 의정활동을 축하하며.”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책자를 하나씩 손에 들고 랭글 의원 곁으로 바짝 다가가 섰습니다.
책자에는 “할렘거리에서 떠돌던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계기가 한국전 참전이었다”는 의미의 문구가 실렸고 랭글 의원의 활동이 간략하게 소개됐습니다.
랭글 의원은 한국전쟁 당시 미 보병 2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부상을 입고, 퍼플 하트 무공훈장을 받았는데요, 미 의회에서 한국전쟁 관련 결의안을 발의하고 지난 해는 미국 내 이산가족 상봉 결의안을 발의, 최근 이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행사장에는 랭글 의원의 공적을 치하하고 그의 새로운 삶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고위 정부 관료들과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랭글 의원의 동료와 친구들”이라는 명단에는 실비아 버웰벨 미 보건부장관,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 척 슈머 뉴욕주 상원의원, 넨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에드로이스 공화당 하원의원 등 40여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이들은 축하연설을 이어나갔습니다.
정부관료와 의원들의 연설을 통해 랭글 의원이 어떤 인물이며 어떤 일을 이뤄왔는지 엿 볼 수 있었습니다.
연설자로 나선 척 슈머 상원의원은 랭글 의원에 대해 자신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했던 사람으로 묘사했습니다.
슈머 의원은 세입세출위원회는 정부를 위한 세금을 인상했고 위원들은 그에 따른 혜택을 얻게 되는 일도 있었지만 랭글 의원은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척 슈머]” Charlie Rengel every year would ask for one thing. An increase in the low income housing tax credit. He got no benefit ...”
랭글 의원은 매년 소득이 낮은 미국인 가정의 세액 공제를 늘리는 것을 요구했고 그의 이런 지속적인 헌신으로 미국인들은 혜택을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해 한국에서 한국국회가 한국전 참전용사인 찰스 랭글 의원에게 감사패를 증정한 일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낸시 펠로시] “ I want to tell you about an occasion in Korea. The Korean government, welcomed our delegation...”
이날 축하연설을 한 의원들은 한결같이 랭글 의원의 한국전 참전과 한국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을 언급했는데요, 에드 로이스 공화당 하원 외교위원장도 찰스 랭글 의원의 한국전 참전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에드 로이스] “Charlie...you say you’ve never had a bad day since that freezing night when you led those men out of that..”
에드 로이스 의원은 “찰 리, 당신은 말합니다. 중공군의 포위를 뚫고 나왔던 1950년 11월 30일 추운 겨울 밤, 그 날 이후로 나쁜 날이 없었다”라고요. 내가 말합니다. 지금까지 당신의 도움을 받았던 모든 사람들은 좋은 나날을 보냈었다고요. 고맙습니다. 찰스 랭글”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의 축하 연설은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찰스 랭글 의원이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섰습니다.
랭글 의원은 한국전 참전이야기를 시작으로 십 여분 간 연설했습니다.
랭글 의원은 미국 내 인종갈등 문제를 크게 안타까워했습니다.
[녹취: 찰스 랭글] “you wonder in this country, how no president could ever say, we’re sorry for how we treated human beings in our country..”
랭글 의원은 미국에서 흑인들이 노예로 살던 시절을 언급하며 미국의 어느 지도자도 흑인들이 그런 취급을 당했던 사실을 미안해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미국 내 인종 간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랭글 의원은 동료들과의 우정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고 은퇴 후 아내와 못 해본 일을 하며 기금을 마련해 어린이들이 꿈을 이룰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찰스 버나드 랭글. 동료들은 그를 ‘찰리’라고 부릅니다.
미 동부 뉴욕 흑인 빈민촌으로 알려진 할렘가에서 나고 자라 별볼일 없던 한 흑인 미국인 청년이 미 의회 현역 최장수 하원의원으로 오랜 의정활동을 벌였습니다.
지난 2010년 세금 신고 누락 등 윤리 규정을 위반한 이유로 징계를 받기도 했지만 2010년 초까지 하원 세입세출위원장을 맡을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정치인으로 의회 내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코커스의 창립 회원이기도 합니다.
랭글 의원은 내년 1월이면 46년 의정생활을 모두 마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