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 지도부의 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타우러스 미사일 수 십 발이 마침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청와대 타격훈련 등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되리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대전 상공에서 평양의 지휘부 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타우러스’ 수 십 발이 최근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한국 군이 독일로부터 내년까지 도입하기로 한 170여 발 가운데 첫 인도분입니다.
한국 공군에 따르면 독일에서 출발한 타우러스(KEPD-350K) 40발이 지난 5일 부산항에 도착해 이튿날 대구 K2 공군기지로 옮겨져 현재 수락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수락검사는 이송 중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절차로, 이를 통과하면 올해 안에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에 탑재돼 전력화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공군 당국은 훈련탄을 F-15K에 탑재해 시험운용을 해왔기 때문에 수락검사만 통과하면 곧장 전력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타우러스가 배치되면 한국 공군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500㎞ 이상의 원거리 정밀타격 미사일을 전투기에 탑재해 운용하는 국가가 됩니다.
무엇보다 타우러스 실전배치가 의미를 갖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최고 지휘부의 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무기라는 점입니다.
타우러스는 평양과 그 일대의 조밀한 방공망을 피할 수 있는 초저고도 비행이 가능하고 이중탄두 시스템을 이용해 지하벙커를 뚫는 우수한 관통력도 지녔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공중에서 정밀하게 주석궁을 타격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북한 도발 시 이에 대한 응징의 두려움을 갖게 하는 그런 전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당초 170발 이외에 90발을 더 도입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한국 군의 타우러스 도입에 예민하게 반응해 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8월, 독일이 한국에 타우러스를 판매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분쟁지역에 대한 무기수출을 금지한 국내법을 무시하고 한반도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반평화적 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청와대 모형을 놓고 타격훈련을 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습니다.
훈련은 전투원들이 산 정상에서 낙하산을 타거나 헬리콥터에서 밧줄을 타고 청와대 모형건물로 진입하고 포병은 모형건물에 포격을 퍼붓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타우러스 도입이 최근 청와대 타격훈련 등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에 대해 상당한 심리적 압박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안보포럼 양욱 수석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양욱 수석연구위원 / 한국 국방안보포럼] “한 손에 핵을 쥐고 한 손엔 참수작전 전력을 쥐고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으나 사실상 그런 북한의 참수작전 부대가 한국을 침투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고 혹 그런 수단이 있다고 해도 탐지돼 격멸되기가 매우 쉽기 때문에 이런 협박과도 같은 작전이 한국 군에게 그다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호전적 도발 행태를 강력 규탄하면서 섣부른 판단으로 도발을 감행한다면 북한 지도부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도록 단호하게 응징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