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오늘(19일) 자신의 탈북 결심이 북한 김정은의 공포정치와 북한체제에 대한 환멸감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또 횡령 등 범죄를 저지르고 탈북했다는 북한의 비난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자신의 탈북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공포정치 아래 노예 생활을 하는 참담한 현실에서 느낀 북한체제에 대한 환멸감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19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가진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과 여야 간사와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이 기자설명회에서 전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오랜 해외생활을 하는 가운데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을 보면서 한국의 민주화와 발전상을 체감한 것도 탈북을 결심한 요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에서 자금 횡령 등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이 무서워 달아났다는 북한의 비난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 그렇게 모략할 줄 알고 탈북하기 전 대사관 내 자금 사용 현황을 청산하고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놓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태 전 공사는 북한 간부들의 인식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의 통치가 수 십 년 지속될 경우 자식과 손자까지 노예신세를 면하지 못한다는 절망감에 시달리는 간부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또 현재 북한경제가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초생활은 자본주의식에 의지해 돌아가고 있으며 북한 주민들은 지금 당국의 말보다는 스스로 생존하는 방법을 체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태 전 공사에 대한 조사를 오는 23일까지 마무리 짓고 태 전 공사가 한국에서 일반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태 전 공사는 한국에서 자신의 사회생활과 관련해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되고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일생을 바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신변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대외적인 공개활동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현재 북한은 김정은 한 사람만 어떻게 되면 체제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만약 그렇게 되면 북한 정권의 엘리트들과 간부들에게 한국사회로 와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잘 나가는 고위 관료들이 한국에 오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자신이 한국에 도착했을 무렵 일부 언론에서 딸은 함께 오지 못했다고 보도했지만, 자신은 아들만 두 명 두고 있으며 가족을 이끌고 탈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