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 홍수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지역에서 급성 호흡기 질환이 급증했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산모와 5세 미만 어린이 영양실조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에 상주하는 유엔조정관실은 20일 발표한 함경북도 수해 복구 상황 보고서에서 지난 11월 급성 호흡기 감염환자 수가 9월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가 컸던 함경북도 연사군과 무산군, 회령시에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지난 9월엔 하루 30~40여 명에 불과했지만 11월엔 140~150여 명으로 증가했다는 겁니다.
유엔은 지난달 18일부터 약 1주일 간 수해 복구 상황을 현지에서 점검한 결과 특히 보건, 영양 분야의 추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홍수로 함경북도 내 21개 의료 기관이 파괴됐고 연사군 내 의료품 보관창고도 파괴됐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지난 3개월 동안 13개 의료기관을 재건했습니다.
유엔은 수해 주민들에게 필수 의약품과 위생용품, 임시진료소 설립을 위한 천막을 제공하고, 임산부와 수유모에게 영양강화 식품도 지원했습니다.
또 이번 답사에서 주민들에게 영양가루 6.2kg가 지원되고, 회령 시에 새로 건설된 탁아소나 유치원 등에서 어린이들에게 영양강화 식품이 제공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보건 분야에 대한 추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급성, 만성 영양 부족을 겪는 5세 미만 어린이 수가 여전히 많고, 임산부와 수유모의 영양 상태도 나쁘다는 겁니다.
특히 임산부와 수유모들의 얼굴이 매우 창백하고 아파 보였다며, 산모를 대상으로 한 영양관리가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또 새로 지은 의료시설에 어린이 영양실조 관리를 위한 장비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으며, 현지 의료인들의 이해도 부족해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예방접종 백신을 제대로 보관,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은 내년에도 북한 6개 수해 지역에 지속적으로 필수 의약품과 급성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가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취약계층에 충분한 식량과 바로 먹을 수 있는 치료용 음식, 미량영양소 등이 지원돼야 하며 현지 의료진에게 영양실조 관리를 위한 교육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