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전보다 거칠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사실이 알려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베 총리는 13일 `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전보다 더 거칠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의 전임 “오바마 정권은 ‘전략적 인내’라는 말을 사용하며 군사력 행사에 상당히 신중했지만 트럼프 정권은 다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이런 발언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아베 총리는 방미 중 워싱턴과 플로리다에서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일 간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도중 감행돼 두 정상이 북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NHK'와의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한 핵심 현안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외교적으로 해결해가고 싶어한다”며 “(트럼프 정권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자세가 보다 거칠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명확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아베 총리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위대한 동맹국인 일본과 100% 함께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주일 미군 주둔 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것을 요청하지 않아 안도했다며, 앞으로 두 나라 동맹관계에서 일본 군의 역할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NHK'는 별도의 기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미-일 정상의 만찬장이 일시에 긴박한 분위기에 휩싸였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만찬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을 인용해, 만찬 도중 갑자기 관계자들의 출입이 빈번해지면서 두 정상 주위에 측근들이 몰려 보고를 하고 뛰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참석자들에게 공식 설명은 없었지만 뭔가 긴급한 사태가 발생한 것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는 것입니다.
이어 문서가 전해지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불빛을 비추며 신중하게 서류를 읽는 모습이 목격됐고, 두 사람이 만찬석에서 일어나 공동성명을 발표하러 갔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은 전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도 동석하겠다고 제안해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