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김철’이란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철이 운영하던 페이스북 계정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계정은 김정남이 직접 운영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14일 언론성명을 통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김정남 추정 인물이 ‘김철’이란 이름의 여권을 소지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철이란 이름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에서 김정남의 사진이 자주 올라오던 계정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당 계정은 그동안 김정남의 지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돼 왔는데, 김정남이 김철이란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당 페이스북의 주인이 김정남 본인일 것이란 추정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당초 이 페이스북 계정은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과 ‘친구’ 관계로 이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페이스북은 각 계정이 서로 친구를 맺으면서 서로의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입니다.
현재 이 계정은 총 164명의 친구가 등록돼 있습니다. 친구들은 스위스와 프랑스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일본 등 다양한 지역 출신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일부는 ‘김’이나 ‘정’과 같은 한국식 성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페이스북 계정을 탈퇴한 것으로 알려진 김한솔은 친구 목록에 없었습니다.
‘친구’가 아닌 일반인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된 게시물로만 확인했을 때, 가장 최근에 올라온 게시물은 2015년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프랑스 국기’로 겹치도록 변경한 내용입니다.
당시 프랑스에는 총기 테러 사건이 일어났는데, 페이스북에선 애도의 의미를 담아 자신의 사진을 프랑스 삼색기로 덧입히는 운동이 광범위하게 일었었습니다.
사진은 총 12개가 올라와 있는데, 가장 최근 사진은 2010년에 마카오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유럽의 한 바다 위 요트 위에서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일부 사진에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친구가 남긴 댓글이 있고, 김철이 직접 프랑스어로 답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철은 자신의 거주지를 중국 마카오로 표기했고, 스위스 국제학교 등을 다녔다는 내용을 소개 페이지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표기하는 공간에는 프랑스의 가수 겸 작곡가인 세르주 갱스부르와 일본 가수 이츠키 히로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밖에 스위스를 비롯해 마카오와 인도네시아의 식당을 비롯해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패러디한 인물 등을 자신이 좋아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로 꼽았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에는 유명인들을 사칭한 가짜 페이지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철의 페이지 역시 진짜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첫 게시물이 가짜 페이스북 페이지 논란이 일기 훨씬 이전인 2008년인 점으로 볼 때 가짜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