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북한이 9년만에 금강산관광 재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지노가 설치된 여객선까지 띄워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의 시작과 중단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해외자본 유치 계획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최근 인터넷 웹사이트 ‘금강산’에 ‘관광여객선 투자안내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금강산 관광용 여객선 유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 개발총회사’는 고성항을 모항으로 하는 2만t에서 3만t급 여객선을 유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국 기업이나 합영기업이 10년 간 미화 1천만 달러에서 2천만 달러를 투자해 운항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안내서는 특히 1천 명의 승객들을 위해 여객선 안에 서양식 도박장인 카지노 영업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여객선에 카지노를 허용하는 것은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을출]“경제특구에서 외국인에게만은 도박이 허용돼 있습니다. 그런데 배에 카지노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처음이고 어떻게 보면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다 획기적으로 유인하기 위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유인책이라고 할 수 있죠.”
북한이 여객선을 투입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북한은 2001년 8월 북한-일본을 오가던 만경봉호를 투입해 라선과 금강산을 오가는 해상관광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관광객 유치가 제대로 되지 않자 사업을 접었습니다.
이어 2013년 2월에는 싱가포르 유람선 ‘황성호’를 도입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 했지만 이 역시 관광객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습니다.
금강산관광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관 한국 현대그룹의 정주영 명예회장의 합의로 1998년 11월에 유람선을 이용해 처음 시작됐습니다. 이어 2003년 9월 육로 관광길이 열리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당시 한국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발표입니다.
[녹취: 정몽헌]”오늘 분단 반세기만에 군사분계선을 통과하여 역사적인 금강산 육로관광을 위한 답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998년부터 10년 간 한국 국민 2백만 명이 금강산을 찾았습니다. 또 북한은 관광객 1인당 50-100 달러씩 입장료를 받아 매년 4-5천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에 나선 한국의 여성 관광객 한 명이 북한 군 병사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금강산관광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진상 규명과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 3가지를 선결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당시 한국 통일부의 김남식 교류협력국장의 말입니다.
[녹취: 김남식] “진상 규명, 재발 방지, 신변안전 강화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북측은 전혀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았고 기존입장을 계속 되풀이했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관광객 안전보장을 포함한 합의안을 작성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부 당국 간 합의가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그 후 2009년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감행한 데 이어 이듬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남북관계는 경색됐고, 금강산관광 역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금강산관광 중단이 장기화되자 북한은 2010년 4월 금강산에 있던 한국 측 건물과 시설을 몰수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몰수된 부동산들은 법적 절차에 따라 공화국이 소유하거나 새 사업자들에게 넘겨지게 될 것이다."
2012년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뒤를 이어 집권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금강산관광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을 국제관광특구로 지정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신년사에서 금강산관광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대외경제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키며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비롯한 경제개발구 개발사업을 적극 밀고 나가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카지노까지 허용하면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는 배경에는 외화난이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 정부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금강산관광 5천만 달러, 이건 큰 돈이거든요, 김정은 정권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외화난이라고 보면 금강산관광이 북한으로서는 매력적인 사업이죠.”
실제로 북한은 올해 심각한 외화난을 겪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광물 수출과 개성공단, 관광 등으로 30억 달러가량을 벌어들였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했으며, 개성공단도 폐쇄됐습니다. 따라서북한의 외화 수입은 10억 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